박태환(27·인천시청) 측이 김종(55) 전 문화체육부 차관의 '리우 올림픽 출전 포기 종용 및 향후 특검 소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21일 오전 인천광역시청에서는 박태환과 유정복(59) 인천시장의 간담회가 열렸다. 유 시장은 박태환이 지난 5월 리우 올림픽 출전을 두고 문화체육부와 갈등을 빚자 "출전을 허용해 달라"며 공개 지지 선언을 했다. 9월에는 제97회 전국체육대회에 앞서 박태환의 인천시청 계약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는 박태환이 그동안 도움을 준 유 시장에게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 마련됐다. 박태환은 환담 뒤 취재진 앞에 홀로 나서 "인천시민과 유 시장님의 도움, 응원 덕분에 한 시즌을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실 이날 취재진들의 관심사는 따로 있었다. 박태환이 이달 19일 이번 시즌 공식 대회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뒤 정치인과 갖는 첫 만남인 만큼 김 전 차관과의 갈등, 향후 특검 소환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렸다.
김 전 차관은 5월 25일 박태환과 만난 자리에서 "리우 올림픽에 가지 않는다면 기업 후원을 알 봐 주겠다"며 출전 포기를 종용했다. 당시 박태환과 가족, 소속사 관계자, 김 전 차관이 나눈 47분간의 대화가 적나라하게 담긴 녹취록이 언론에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그때 함께 자리한 가족은 지난달 25일 검찰에 출두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이날 취재진으로부터 김 전 차관과 관련한 질문을 다시 받은 박태환은 끝내 답을 하지 않았다. 대신 그의 매형인 김대근씨가 입장을 밝혔다. 김씨는 김 전 차관에 대한 자료를 검찰에 제출하고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았던 인물로 박태환의 친누나인 박인미 팀지엠피 팀장의 남편이다.
김씨는 먼저 "이미 검찰에 참고인 자격으로 참석해 관련 사실들을 모두 이야기하고 자료를 넘겼다. (박태환이) 시국이 시끄러운 상황에서 그 질문에 답하기가 어려운 점을 알아 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이어 "아직 특검으로부터는 연락을 받지 못했다. 향후 특검에서 연락이 오면 수사에 적극 협조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최근 정치권에서 불거지는 주사제 의혹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최근 안민석(50)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최순실이 딸 정유라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잠재적인 경쟁자인 박태환에게 고의로 금지약물 주사제를 맞도록 유도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김씨는 "이 의혹과 관련해서는 우리 측에서 한마디도 나간 바가 없다. 그럴 이유가 없어서다. 훈련과 성적으로 진심을 보여 드리는 것만이 박태환이 할 수 있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태환은 이날 현역 선수로서 의지를 더 확고하게 밝혔다. 그는 "내년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 참가 등 앞으로의 계획을 세워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훈련할 수 있는 여건이 조금 더 좋아졌으면 한다. 훈련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면 더 좋은 성적을 내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인천시체육회 관계자는 "박태환이 2018년 1월에 열리는 아시안게임까지 인천시청 소속으로 뛴다. 만약 박태환이 2020 도쿄올림픽까지 나가게 된다면, 인천시가 적극적인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약 한 달 동안 휴식을 취할 예정인 박태환은 이후 한국에서 훈련할 경우 문학수영장을 베이스 캠프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