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대표팀에 승선하게 될 최종 28명은 과연 누가 될까. 대회가 3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내년에 4회째를 맞는 WBC는 3월 6일 막이 오른다. 한국은 1라운드에서 A조에 속했다. 네덜란드, 대만, 이스라엘과 한 조다. 대회 장소는 서울 고척스카이돔. 처음으로 한국에서 WBC 경기를 유치하는 기념비적인 해다.
그러나 대표팀 엔트리에는 여전히 구멍이 많다. 최종 선발까지 가는 길이 첩첩산중이다.
한때 한국 최정예 야구 국가대표팀은 '드림팀'이라 불렸다. 특히 2006년 첫 WBC 대회 때 박찬호·김병현·이승엽을 비롯한 미·일 해외파 선수들이 총출동해 최상의 전력을 꾸렸다. 4강 신화의 밑바탕이었다. 2009년에도 메이저리거 추신수와 류현진·김광현·윤석민 트리오를 앞세워 준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올해는 다르다. 해외파는커녕 국내 선수들로도 최강의 멤버를 꾸리기 어렵다.
KBO는 11월 10일 최종엔트리 28명을 일찌감치 발표했다. 선수들이 몸과 마음을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일부러 서둘러 공개했다. 이미 뺄 선수는 다 빼고 고심 끝에 추린 명단이었다. 그러나 곧 마무리 투수 후보였던 이용찬(두산)이 팔꿈치 수술을 받는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부랴부랴 대체 선수로 사이드암 투수 심창민(삼성)을 뽑았다.
이뿐 아니다. 이후에도 부상과 사고 소식이 잇따랐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과 선동열·이순철·송진우 대표팀 코치가 내년 1월 4일 긴급회의를 열기로 한 이유다.
일단 내야수 강정호(피츠버그)와 왼손 투수 김광현(SK)의 대체 선수를 찾는 게 급선무다. 강정호는 음주 뺑소니 사고를 일으켜 대표팀 합류가 어려워졌다. 조사 과정에서 강정호가 이미 세 번째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는 사실까지 알려져 더 큰 논란이 됐다. 김광현은 왼쪽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WBC는 물론 내년 시즌 등판조차 어렵다.
추신수(텍사스)와 김현수(볼티모어)의 합류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추신수와 김현수의 소속팀 모두 대회 출전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KBO가 두 구단에 WBC 출전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지만, 아직 명확한 답을 듣지 못했다.
이 와중에 A조 국가들의 전력이 만만치 않다는 소식이 계속 들려오고 있다. 네덜란드는 이미 메이저리거 산더르 보하르츠(보스턴)·안드렐턴 시몬스(LA 에인절스)·요나단 스호프(볼티모어)와 삼성 출신 릭 밴덴헐크(소프트뱅크)를 포함한 최강의 멤버를 구축했다. 이스라엘에도 메이저리거들이 여럿 포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은 국제 대회마다 한국을 늘 괴롭혀 온 '숙적'이다.
1회 대회 4강, 2회 대회 준우승에 빛났던 한국은 3회 대회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2승 1패를 하고도 '득실 차'라는 규정에 밀려 고개를 숙였다. 4회 대회에선 힘도 못 써 보고 질 수도 있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의 추가 발탁이 조심스럽게 다시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프로야구 역대 최고의 마무리 투수였던 오승환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최상급 구원투수 반열에 올랐다.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없는 대표팀에 가장 필요한 선수다. 김 감독도 "실력만으로는 무조건 1순위로 뽑아야 할 선수"라고 여러 차례 얘기했다. 다만 지난 1월 해외원정도박 혐의로 벌금형을 받고, KBO에서 징계 결정이 내려졌다는 게 걸림돌이다. 법원 선고로 사법적인 처벌은 이미 받았지만, KBO 징계는 '국내 복귀 조건부'라 미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