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창단 4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 벌써 네 번째 대표이사 사장이 선임됐다. '막내 구단' kt가 KBO 리그에서 고전하는 이유기도 하다.
kt는 27일 유태열(56) kt cs 사장을 kt스포츠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유 신임 사장은 1984년 kt에 입사해 정책협력국, 기획조정실을 거쳐 충남본부장(상무), 경제경영연구소장(전무)를 거쳐 2015년부터 kt 고객 콘택트서비스 그룹사인 kt cs 사장을 지냈다. kt스포츠는 프로야구 kt 위즈, 프로농구 부산 kt 소닉붐 등 5개 종목 선수단을 운영한다.
kt 위즈 창단 뒤 벌써 네 번째 사장 교체다.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석연치 않은 교체도 꽤 있었다.
kt는 2013년 4월 권사일 대표이사를 초대 사장으로 선임했다. 하지만 2014년 2월 창단을 주도했던 이석채 전 KT회장의 불명예 퇴진과 함께 권 사장도 물러났다. LG 스포츠단 사장 출신으로 2014년 3월 영입된 김영수 사장은 2016년 2월 돌연 사임했다. 개막을 불과 한 달 남겨 둔 시점이었다.
그 후임이자 세 번째 사장은 디자인전문가인 김준교 중앙대학교 부총장이었다. "디자인전문가의 경험을 프로야구에 접목하겠다"던 김 사장은 임기를 1년도 못 채우고 사임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건강 문제. 하지만 최근 정치 상황과 맞물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구단과 당사자는 부인했으나 '최순실 라인'을 통해 선임됐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이에 대한 부담감이 컸던 것으로 알려진다.
프로야구단 사장은 프런트의 최고 수장이다. 구단의 장기적 로드맵을 수립하고 관리한다. FA(프리에이전트) 영입 등 투자 필요가 발생하면 모기업을 설득해야 하는 임무도 있다. 사장의 역량에 따라 선수단 지원이나 투자 규모가 결정된다. 사장이 자주 바뀌면 의사 결정이 늦어지고 지속성을 갖기 어렵다. 게다가 kt는 모기업 특성상 의사 결정 과정도 복잡하다. 임기제인 모기업 회장의 거취에 따라 야구단 운영 방침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아직 공기업 티를 벗지 못했다'는 건 kt가 제10구단 창단 경쟁에 뛰어들었을 때 우려를 낳았던 점이기도 하다.
이번 오프시즌도 그렇다. kt는 당초 조범현 전 감독과 계약 연장을 검토했지만, 새 감독 선임으로 방향을 틀었다. 김준교 전 사장은 김진욱 신임 감독 영입에 전면적으로 나섰다. 그리고 FA 영입 등 최대한의 투자를 약속했다. 김 감독은 선발투수와 코너 내야수를 FA로 영입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성과는 없다. 23일 LG가 봉중근과 계약하며 FA 시장에서 투수는 사라졌다. FA 황재균과 접촉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진전은 없다. 2년 연속 최하위에 그친 kt의 오프시즌 전력 보강은 아직까지 제로. 그리고 선수 영입을 약속한 김준교 사장은 떠났다.
kt는 창단 때부터 이런저런 낙하산 인맥이 얽혀 있는 구단으로 입방아에 올랐다. 과연 네 번째 대표이사인 유 신임 사장은 장기적으로 팀을 안정감 있게 이끌어 갈 수 있을까. 일단 kt는 유 신임사장에 대해 "구단을 지속 가능하고 혁신적인 스포츠 전문 기업으로 성장시킬 적임자로 경영 리더십과 마케팅 전문성을 갖췄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