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6년 만에 컴백한 나홍진 감독은 오랜 기다림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곡성(나홍진 감독)'이라는 걸출한 작품을 통해 거장의 복귀를 알렸다.
'남과 여(이윤기 감독)' '부산행(연상호 감독) '밀정(김지운 감독)'까지 한 해 무려 세 편의 영화를 선보인 공유와 '아가씨(박찬욱 감독)' 한 편으로 충무로 뮤즈로 떠오른 김태리는 수 많은 영화배우 중 올 한 해 가장 사랑받은 1등 스타로 거듭났다.
하지만 김태리와 함께 '아가씨'에서 인생 연기를 펼치며 꽃길을 예약했던 김민희는 홍상수 감독과의 불륜설이 터지면서 데뷔 이래 오른 가장 높은 자리에서 나락으로 떨어지며 자취를 감췄다.
# '곡성' 신드롬? 나홍진 신드롬
한 편의 영화를 통해 작품 자체와 감독, 배우까지 모조리 빛을 발하고 인기를 얻는 경우는 사실상 희박하다. 하지만 그 어려운 것을 나홍진 감독은 해냈고 대중성까지 잡으면서 스타 감독 상위권에 안착했다.
특히 '곡성'이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으면서 10대 관객들은 처음으로 나홍진 감독의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있게 됐고, 나홍진 감독 역시 자신의 영화 무대인사에 10대 관객들이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며 신기함을 느꼈다고 귀띔했다.
그간 까칠하고 무섭고 예민한 감독이라 알려진 나홍진 감독이지만 '곡성'은 나홍진 감독의 능력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면서 실체를 알 수 없었던 근거와 오해를 바로잡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또 나홍진 감독의 전작은 물론 단편 영화까지 다시 화제를 모으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나홍진 신드롬'을 완성시켰다.
# 공유에 의한, 공유를 위한
쉼 없이 일했고 하는 일마다 잘 됐다. 2015년에 유아인이 있었다면 2016년은 공유다. 한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정통멜로·재난 블록버스터·시대극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한 행보도 주목받아 마땅하다. 그리고 이러한 모험심은 공유를 '1000만 배우' 반열에 올렸다.
군 제대를 기점으로 스크린 활동에 조금 더 중점을 둔 공유는 '김종욱 찾기' '도가니' '용의자'를 통해 가능성을 인정 받았고, 2016년 쌓아둔 내공을 폭발시키며 '공유의 해'를 만들었다. 설계도부터 완벽했기에 결과도 출중할 수 있었다.
전쟁터와 다름없는 치열한 세계에서 1등 자리에 한 번이라도 오르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는 겪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배우로서 최고의 위치에 서게 된 공유의 행보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 '뮤즈길만 걸어' 김태리 발굴
박찬욱 감독의 매의 눈은 또 통했다. 김태리는 2016년 영화계 최고의 발견이자 발굴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존재 자체가 매력적인 여배우로 평 받고 있다. 김고은 박소담에 이어 신인여우상을 휩쓸만한 1인으로 거듭난 것.
또 '아가씨' 공개 후 연기력 뿐만 아니라 김태리 본연의 매력이 캐릭터보다 더 빛을 발하면서 호감도를 높였고 인기는 수직 상승했다. 영리하고 똑똑한데다가 비주얼까지 이미 완성형인 만큼 앞으로도 누구의 뮤즈가 되도 손색없는 활약을 펼칠 전망이다.
# '꽃길인생' 걷어찬 김민희
김민희에 대한 의견은 여전히 분분하다. 분분할 가치가 있는 일인지에 대한 의견조차 분분할 정도다. 2016년 충무로 최고 스캔들이자 역대급 스캔들이다. 홍상수 감독과의 불륜설 이후 김민희는 어떠한 해명도 하지 않은 채 꽁꽁 숨어버렸다.
광고모델 출신 발연기 연기자에서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는 여배우로 성장했다. 자신의 이미지와 딱 어울리는 캐릭터를 맛깔나게 소화하면서 꽃길만 걸을 줄 알았다. 하지만 스캔들은 치명적이었고 김민희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데뷔 이래 올라선 최고의 위치였다. 그녀의 잠적이 '아깝다'는 일각의 반응도 이해는 간다. 그렇지만 대중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홍상수 감독의 뮤즈로만 활동할지, 조심스레 충무로 복귀에 시동을 걸지 결국은 김민희의 움직임에 달렸다. 2016년을 넘어 2017년 키워드로도 주목받을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