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마운드의 약점 중 한 가지. 바로 빈약한 좌투 라인이다. 주형광, 장원준을 잇는 좌완 선발 투수 계보가 이어질 수 있을까. 베테랑에게만 의존하고 있는 불펜진도 새 얼굴이 나올 수 있을까. 장기적인 관점에서 발굴과 성장을 도모해야한다.
현재 롯데가 외국인 투수 구성을 완료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좌투 라인 보강에 고민이 크기 때문이다. 원래 롯데는 지난 2년 동안 뛰던 조쉬 린드블럼을과 재계약하고, 브룩스 레일리 대신 다른 왼손 투수를 영입할 계획이었다. 레일리가 좋은 투수인 건 맞지만 후반기 급격한 성적 저하가 걸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린드블럼이 개인사로 인해 스스로 재계약을 포기하고, 피츠버그와 마이너 계약을 맺었다. 구단은 레일리보다 나은 좌완 투수를 물색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예단할 순 없지만 그래도 2년 동안 KBO리그에 적응한 레일리와 재계약을 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 문제를 그저 외인 투수 영입 문제로 국한할 수 없다. 토종 투수 중 선발 후보로 내세울 수 없는 상황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2014년 팀 프랜차이즈 선수던 장원준이 FA 자격을 얻은 뒤 두산과 계약하며 팀을 떠났다. 이후 롯데는 급격히 낮아진 선발 보강을 위해서 노력했다. 이상화, 김승회, 심수창, 이성민 등 기존 자원들이 보직을 바꿔 기회를 얻었다. '트레이드 불가' 자원이던 장성우를 내주며 2년 차 투수 박세웅을 데려왔고, 올해는 즉시 전력감으로 활용 가치가 더 높다는 판단 아래 고원준을 보내고 노경은을 데려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좌완 투수는 없다. 레일리를 제외하고 선발 등판 경험이 있는 좌완 투수는 35살 베테랑 이명우 단 1명이다. 그마저도 선발진을 메워야할 때 임시로 투입됐다. 불펜은 강영식이 홀로 막아야했다. 그가 부상을 입거나 부진하면 좌타자를 상대로 내세울 투수가 마땅하지 않았다.
육성이 필요하다. 일단 이종운 전 감독 체제던 지난해부터 주목받은 김유영이 내년 시즌 더 많은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강영식이 2군으로 내려간 6월 이후 기회를 얻었다. 34⅓이닝을 소화하며 1세이브·3홀드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6.55. 올 시즌 조원우 감독의 기대를 받은 차재용도 단 2경기지만 1군 경험을 했다.
롯데는 지난 마무리캠프 기간 동안 김유영과 차재용, 그리고 지난해 신인 우완 배제성까지 3인방을 팀 훈련이 아닌 일본 리그 팀 지바 롯데로 파견 보냈다. 주형광 육성군 투수 코치가 합류했다. 별동대를 만들만큼 이들의 성장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좌완 두 투수는 내년 시즌 1군 전력이 돼줘야 한다.
이밖에 퓨처스리그에서 경험을 쌓고 있는 대기 자원도 있다. 지난해 신인지명회의에서 1라운드에 지명된 한승혁은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56이닝을 소화했다. 8점 대 평균자책점은 아쉽지만, 전보다 근력은 강해졌다는 평가다. 성적은 2012년 입단한 김웅이 돋보였다. 36경기(49⅔이닝)에서 6승·2패·1세이브·5홀드를 기록했다.
불펜 투수들은 입을 모아 "언제 등판할지만 알아도 크게 도움된다"고. 좌완 투수가 없는 롯데 불펜 투수들은 상대 주축 좌타 라인 타순이 돌아오기 전, 자신이 나설 지 명확히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런 불확실성이 없어져야한다. 당장 선발 진입을 바랄 순 없다. 하지만 1군 불펜 요원으로는 최대한 빨리 성장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