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군은 4일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국가대표 엔트리가 변경되면서 국가대표에 발탁됐다. 당초 대표팀 포수는 양의지(두산)와 강민호(롯데) 2인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강민호가 무릎 부상으로 빠지면서 교체가 불가피했다. 함께 예비엔트리에 있던 이재원(SK)도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 최종적으로 김태군이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엔트리 변경 직후 김태군은 일간스포츠와의 통화에서 "점식 식사 전 인터넷에서 소식을 접했다. 밥을 먹은 뒤 웨이트트레이닝장에 가려 했는데, 밥도 못 먹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 야구인생에서 첫 국가대표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전혀 예상 못했다. 얼떨떨하다"고 했다.
대동중-부산고를 졸업한 김태군은 2008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로 LG에 입단했다. 이후 2013년 신생팀 특별지명으로 NC로 이적했다. KBO리그 9시즌 통산 타율은 0.239. 하지만 수비 쪽에서 안정감을 보이면서 출전 기회를 넓혔다. 지난해에도 타율은 0.232에 그쳤지만 도루저지율은 35.2%로 준수했다.
하지만 쟁쟁한 선수들이 경쟁하는 대표팀 포수 엔트리는 김태군이 넘볼 수 없는 먼 나라 이야기였다. 최근 3번의 국제대회는 진갑용(전 삼성). 강민호, 이재원, 양의지가 출전 기회를 가져갔다. 특히 강민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부터 2015년 프리미어12까지 국제대회에 6회 연속 출전했다. 새로운 얼굴이 발탁되기 쉽지 않은 포지션이 포수다.
기회가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김태군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예비 엔트리에 뽑혔다. 기대가 모았지만 이재원과 강민호가 대표팀에 최종 승선하면서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김태군은 "그때 아쉬움이 많이 컸다"며 "후회 없이 하고 싶어서 열심히 했고, 2015년 전경기 출전을 했다. 난 아무것도 아닌 선수인데, 감독님이 믿어주시면서 기회를 잡았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태군은 2015시즌 144경기를 모두 뛴 리그 유일의 포수였다. 지난해에도 134경기를 뛰었다.
현재 대표팀 안방마님 경쟁은 주전 양의지-백업 김태군 체제로 굳혀지는 분위기다. 김태군은 경기에 나설 기회가 많지 않을 수 있다. 그는 "운동을 시작한 지 한 달이 돼서 몸 상태는 큰 문제 없다. 그라운드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