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 '셜록'은 영국 추리작가 코난 도일의 소설 '셜록 홈즈'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창조한 BBC 드라마다. 2010년 시즌1을 시작해 전세계적인 인기를 모았으며 국내에도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 '셜록4'는 BBC 신년기획으로 제작돼 영국 현지에서 지난 1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KBS는 '셜록'을 매 시즌 수입해 선보이고 있는데, 시즌4는 영국 현지 방송과 하루 차이를 두고 초고속 방송을 확정했다. 김정중 편성전략부 팀장은 "BBC와 협약을 맺어 콘텐트 우선 구매권을 갖고 있다. 온라인 시장에 풀리기 전에 가장 먼저 선보이고 싶어서 편성을 빨리 냈다"고 설명했다.
'셜록4'는 이전 시즌과 다르게 더빙판과 제작판 두 버전으로 방영된다. 1TV 본방송에선 더빙판을, 2TV 재방송에서는 자막판으로 송출시키기로 했다. 같은 드라마를 두 가지 버전으로 만드는 것에 대해 제작비 낭비가 아니냐는 지적이 있지만, 이는 시청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결과다.
시즌3까지 더빙판으로만 방송됐는데 시청자들의 불만·항의 문의가 쇄도한 것. 원작 팬을 자처한 한 관계자는 "'셜록'은 주인공들의 인기가 대단하다. 특히 베네딕트 컴버배치(셜록 역)의 목소리를 가리는 더빙에 대한 팬들의 아쉬움이 컸다. 나아가 시각장애인을 위한 더빙이 있다면,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도 필요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KBS 36기 공채 성우 권창욱은 트위터를 통해 "'구성원의 절대다수가 한국어를 쓰는 나라에서 영상매체를 한국어로 더빙해 송출하고 상영하는 게 뭐 이상해요?"라며 "누군가에게는 우리말 더빙이 취향 문제를 넘어 필수적인 사항이 됩니다. 예를 들자면 TV 화면 식별이 어려운 시각장애인, 자막 따라가기 벅찬 노약자들. 그들에게도 컨텐츠를 즐길 권리는 보장해야죠"라는 의견을 밝혔다.
양측의 확고한 취향 속에서 KBS는 모두의 손을 들어줬다. '셜록4' 오리지널 버전을 수입해 번역팀과 성우팀에게 각각 맡겼다. '셜록4' 본방송은 16일까지 매주 월요일 오후 11시 40분 KBS 1TV에서, 재방송은 8일부터 22일까지 매주 일요일 오후 11시 40분 KBS 2TV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