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막을 내린 KBS 2TV 수목극 '오 마이 금비'는 시청률로 재단할 수 없는 드라마다.
'오 마이 금비'는 아동치매에 걸린 10살 딸 허정은(금비)를 돌보며 인간 루저에서 진짜 아빠가 되가는 남자 오지호(모휘철)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시청자의 호평 속에 종영했다. 시청률은 6% 전후였지만, 시청률로 설명할 수 없는 가치가 있었다. 바로 희망과 기적이다.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는 KBS 2TV 수목극 '오 마이 금비'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드라마에서 현실로 나온 아빠 오지호와 딸 허정은은 진짜 부녀 사이 같은 모습. 그리고 두 사람은 '오 마이 금비'를 아름답게 추억했다.
다음은 오지호, 허정은과의 일문일답.
-종영소감은. 허정은(이하 허) "드라마가 끝나니 많이 섭섭하다. 그래도 삼촌들 이모들과 같이 해서 즐거웠다."
오지호(이하 오) "나에겐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결혼 후 딸과 함께 작품을 해서 큰 행운이었다. 끝나면서 섭섭하기도 하고 후련하기도 하다. 정은이와 헤어지는 게 아쉬워서 전화번호를 달라고 했는데 자꾸 안 준다.(웃음) 감독님이 많이 애쓰셨다. 정은이가 중간에 장염이 걸려서 고생을 했는데, 잘 견뎠다. 크게 아프지 않고 미니시리즈 주인공을 소화한다는 데에서 '대단한 아이구나' 생각했다."
-엔딩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오 "희망적으로 그려진 것 같다. 정은이는 모든 기억을 잃는 거다. 7년동안 그 기억을 찾아준다는 의미로 끝났다."
-촬영하며 어떤 점이 힘들었나. 허 "처음엔 기억 잃어버리는 것도 없었고, 말도 어눌하게 하지 않아 쉬웠다. 가면 갈수록 기억을 잃으니까 정말 어려웠다. 감독님이 많이 도와주셔서 많이 어렵지는 않았다."
오 "촬영할 때 많이 힘들었다. 수위를 단계적으로 보여줘야 했다. 사람이니까 갑자기 힘을 내서 일어날 수도 있는 거다. 그렇게 생각하고 표현했다. 한번 근육이 무너지면 젓가락도 못 들 테지만, 그걸 현실적으로 신마다 부여하면 촬영을 못한다. 그 신에 충실했다."
-허정은은 관 속 죽음체험하는 신이 있었다. 허 "금비 마음을 조금 이해했다. 마음이 아팠다. 그런 생각을 하니 눈물이 났다."
-'오 마이 금비'는 어떤 드라마였나. 오 "드라마 끝나고 지인분이 '희망을 갖게 된다'는 메시지를 줬다. 금비를 보며 희망을 갖게 되고 도전하게 되면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날 것 같다. 우리 드라마는 희망과 기적의 드라마다."
허 "따뜻한 가족 드라마인 것 같다."
-허정은은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나. 허 "노는 역할을 하고 싶다. 놀이터 가서 놀고 맛있는 거 먹고 놀이동산 가서 노는 그런 역할이었으면 좋겠다."
-촬영하며 무엇이 힘들었나. 허 "대사도 많고 잠도 못 잤다. 밥도 잘 못 먹었다. 특히 장염에 걸렸을 때 힘들었다. 그냥 되게 많이 힘들었다."
오 "정은이가 그때 정말 힘들어했다. 대사량이 엄청 많았을 땐데, 평소 NG를 잘 안 내는 아이다. 제 대사까지 다 외워서 알려준다. 집중력이 떨어져서 NG를 좀 내더라 13~15회 정도였는데, 정은이가 그때 가장 많이 힘들어했다."
-허정은은 연기 천재라는 극찬이 쏟아졌다. 허 "밖에서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다. 그래서 그냥 그렇다. 기사는 너무 길어서 못 읽는다."
-허정은은 2016 KBS 연기대상에서 송중기를 만나고 좋아했다. 허 "처음에 복도에서 중기 오빠를 만났는데, TV에서 보던 사람을 만나니까 신기했다. 그때 만난 후로 제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는데 아무 말도 안 나왔다. 너무 좋아서."
오 "연기대상 때 같이 대기실에 있다가 송중기를 복도에서 봤다더라. 그래서 정은이를 데리고 갔더니 얼굴이 빨개져서 아무 말도 못 하더라. 섭섭하지는 않고, 딸이 연예인을 좋아하는구나하는 느낌이었다. 시청률로 따지면 무대에 올라갈수 없었을 수도 있는데 정은이 덕분에 무대에 올라갔다. 섭섭하지 않고 기분이 좋았다."
허 "언니가 '태양의 후예' 짱팬이었다. 언니 때문에 보다가 처음엔 좋긴 좋았는데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그런데 실물로 보니 갑자기 너무 좋아진 거다 ."
-종영 후 어떻게 보낼 예정인가. 허 "친구랑 놀러가고 싶다. 종방연 때도 친구들이랑 3차까지 가려고 했다. 2차는 노래방이고 3차는 돈까스 클럽이라더라. 제주도에 말 타러 가고 싶다. 근데 엄마가 자꾸 과외를 시킨다고 한다."
오 "딸과 놀아주고, 가족과 여행하고 싶다. 3~4월쯤 다음 작품을 고민 중이다. 영화로 인사드릴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