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간 몸 담았던 판타지오를 떠나 영화계 최대 FA(Free Agent) 대어가 된 하정우가 고심 끝에 선택한 새 회사는 배우 정우성이 대표, 이정재가 이사로 있는 아티스트 컴퍼니다. 아티스트 컴퍼니 측은 20일 하정우의 영입 사실을 공식화 하며 하정우가 아티스트 컴퍼니의 새 소속배우가 됐음을 밝혔다.
하정우는 '하정우'라는 이름이 곧 브랜드일 정도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충무로 대표 배우 중 한 명이다. '하정우를 캐스팅 하기 위해서는 3년 전부터 움직여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실제 하정우는 2018년 제작 예정인 영화 '서울(김준성 감독)' 출연까지 사실상 확정 지어둔 상황이기도 하다.
때문에 판타지오와 결별한다는 소문이 돌았을 때부터 업계 관계자들은 하정우를 잡기 위해 물밑 작업을 펼쳤다. 하정우라는 간판 배우 한 명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크다.
그 사이 '1인 회사를 차린다', '대형 기획사로 들어간다' '재계약 한다' 등 소문도 무성했지만 하정우는 인터뷰를 통해 "전 소속사와는 확실히 결별한다. 그리고 새 소속사를 찾을 생각이다. 1인 회사는 아니다. 이야기 중인 곳들이 있기는 하지만 일단 당분간은 혼자 할 생각이다"고 못 박기도 했다.
그런 하정우가 2017년 정우성·이정재와 뜻을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 아티스트 컴퍼니는 지난해 5월 20년지기 절친 정우성·이정재가 손잡고 세운 매니지먼트로, 사실 FA 기간동안 '하정우가 간다, 가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왔던 유력 소속사 중 한 곳이다.
정우성보다 이정재와 인연이 깊은 하정우는 '암살(최동훈 감독)'에 이어 현재 촬영 중인 '신과함께(김용화 감독)'도 이정재와 동반 출연한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평소 이정재와 자주 연락한다고 말했던 하정우는 소속사를 결정짓는 과정에서 정우성·이정재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뜻이 통하면서 한솥밥을 먹는 것으로 마음을 굳혔다.
관계자에 따르면 하정우는 아티스트 컴퍼니의 소속 배우일 뿐 직접 회사를 운영하는 대표 정우성, 이사 이정재처럼 특별한 직함은 없다. 또 홀로 이직하는 것이 아닌, 하정우가 독자적인 활동을 할 때도 함께 일했던 매니저와 같이 가는 것으로 결정했다.
아티스트 컴퍼니 측 관계자는 "며칠 전 이야기를 듣고 공식적인 발표를 준비 중이었다. 그 사이 기사화가 됐다. 꽤 오랜시간 고민하고 논의한 것 만큼 세 분이 원하는 그림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뀌띔했다.
이와 관련 업계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하정우의 이직은 사실 돈이 문제는 아니었다. 수 억대 계약금을 제시한 회사도 있고, 하정우가 원하는 것은 모든 것이든 다 해주겠다는 카드를 내보인 회사도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하정우는 그 보다 마음이 잘 통하는 곳을 원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소속사 분위기에 따라 배우의 행보가 달라지기도 한다. 하정우는 이미 큰 배우지만 전혀 영향을 안 받을 수는 없을 것이다"며 "정우성 이정재 하정우가 그리는 지향점이 무엇인지 우리도 궁금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