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한수연과 김소진에겐 분량 반비례 법칙이 적용된다. 분량은 많지 않은 조연이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머리 속에 깊이 박히는 배우들이다. 신 스틸러다.
'더 킹'은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폼 나게 살고 싶었던 신인검사 조인성(태수)이 대한민국을 입맛대로 좌지우지하는 권력의 설계자 정우성(한강식)을 만나 세상의 왕으로 올라서기 위해 펼치는 이야기.
한수연은 극 중 정우성이 권력과 인맥을 유지하는 펜트하우스의 안주인으로 등장해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권력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주인공들을 지원하는 조력자의 역할로 열연한다. 정우성과 함께 대선 결과를 예측하기 위해 점집을 찾아 기도하는 장면 등 영화 곳곳에서 미친 존재감을 발산한다.
김소진도 빼놓을 수 없다. 극 중 정우성 등 비리 검사들을 잡기 위해 뒤를 파고 다니는 정의로운 검사 안희연 역을 연기했다. '더 킹'의 신스틸러가 된 이유는 맛깔나는 사투리 연기 덕. 귀에 쏙쏙 박히는 사투리 대사가 인상적이다. 조인성의 뒤를 밟으며 정우성을 치기 위해 점점 그들의 숨통을 조여가는 과정에서 김소진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두 사람의 캐릭터가 빛나는 이유는 탄탄한 연기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한수연은 '밀정' '구르미 그린 달빛' 등에서서 개성있는 연기를 보여줬다. 김소진은 연극 무대에서 오랜 시간 연기력을 갈고 닦은 숨은 연기파 배우다.
한편 두 사람이 열연한 '더 킹'은 18일 개봉일부터 줄곧 박스 오피스 일일차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4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으로 누적관객수 210만명을 넘어섰다. 김연지 기자 사진='더킹'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