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치러지는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앞서 작품상 등 주요부문 후보에 오른 작품들 중 일부는 시상식 전 국내 개봉을 확정지어 차례로 관객들을 만난다.
'아카데미가 선택한 작품은 흥행과 거리가 멀다'는 말도 이젠 옛 말이다. 이미 1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라라랜드'는 국내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아카데미 후보에 오른 것은 예비 관객들의 관심을 끌게 만드는 홍보 수단으로도 제격이다. 작품성과 대중성의 경계가 조금 더 많이 무너진 요즘, 제 2의 '라라랜드' 탄생을 기대해도 좋다.
물론 후보에 올랐다고 흥행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아카데미는 아카데미, 흥행은 흥행이다.
또 작품성이 뛰어난 것과 별개로 기준은 모호하지만 대중적이지 않고, 상업적이지 않은 작품으로 분류되는 영화들은 애초 흥행을 목적으로 두지 않는다. 그저 관객들에게 좋은 영화를 소개하겠다는 의미가 크다.
설 연휴 '공조(김성훈 감독)'과 '더 킹(한재림 감독)'이 극장가를 휘몰아친 가운데, 2월 초 아카데미가 선택한 작품들이 깜짝 복병으로 스크린에 잔잔한 파장을 일으킬지 관심이 쏠린다.
▶라이언(Lion) 줄거리: 다섯 살에 길을 잃고 호주로 입양된 사루가 구글어스로 25년 만에 집을 찾아가는 기적의 감동 실화 출연: 써니 파와르·데브 파텔·니콜 키드먼·루니 마라 감독: 가스 데이비스 등급·러닝타임: 12세 관람가·118분 개봉: 2월1일 300톡: 알짜배기다. 작품상·남우조연상·여우조연상 등 아카데미 총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앞서 골든글로브에서도 주목받은 이 작품은 BBC 뉴스를 통해 알려진 감동 스토리가 책으로 출간, 다시 영화화 된 것이라 그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누가봐도 영화적인 스토리라는데 이견이 없었을 터. 아카데미 작품상·감독상에 빛나는 '킹스 스피치' '라이프 오브 파이' 제작진이 다시 뭉쳤으며, '슬럼독 밀리어네어' 데브 파텔, 68회 칸영화제 여우주연상 주인공 '캐롤' 루니 마라, '스토커' 니콜 키드먼 등 명배우들이 합세해 큰 울림을 선사한다.
▶컨택트(Arrival) 줄거리: 전세계에 날아든 12개의 쉘, 그리고 그들이 보내는 의문의 신호를 통해 지구에 온 이유를 밝혀야 하는 언어학자 루이스와 물리학자 이안의 이야기 출연: 에이미 아담스·제레미 레너·포레스트 휘태커 감독: 드니 빌뇌브 등급·러닝타임: 12세 관람가·116분 개봉: 2월2일 300톡: 작품상·감독상을 비롯해 총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새로운 SF의 탄생'이라는 한 줄 설명이 '컨택트'를 가장 잘 설명해 준다. 이미 해외 평단으로부터 아낌없는 호평을 받았다. 텍스로 감히 평가를 내릴 수 없다는 말부터 '영리한 블록버스터' '도발적이다' '지성과 감성적 SF의 만남' 'SF의 성장' 등 박수를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사람보다 주목받고 있는 '컨택트'의 배경 '쉘'은 웅장하고 신비한 형체로 관심을 모은다.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물질 쉘의 디자인은 타원형 소행성 '유노미아(Eunomia) 형체에서 본 딴 것으로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배가 시킨다.드니 빌뇌브 감독은 "초 현실적이면서도 거대한 수중 생물 앞에 서 있을 때의 느낌을 전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에이미 아담스의 섬세한 연기와 '어벤져스' 히어로 제레미 레너의 이론 물리학자 변신에도 만족스러운 후일담이 전해져 '컨택트'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