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정근우(35)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지 못한다. 두산 오재원(33)이 대체 선수로 선발됐다.
KBO는 1일 "정근우가 무릎 부상으로 대회에 참가할 수 없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김인식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28인 엔트리에서 정근우를 제외하고 50인 예비엔트리에 있던 두산 오재원을 선발했다"고 발표했다. 오재원이 빠진 예비엔트리 한 자리는 NC 내야수 박민우가 채웠다.
정근우는 지난해 10월 22일 일본에서 왼쪽 무릎 반월판 연골 수술을 받았다. WBC 출전이 불투명해 보였지만, 이후 회복세가 빨랐다. 정근우도 "WBC에 꼭 참가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오키나와 개인 훈련 도중 왼쪽 무릎에 다시 통증을 느꼈다. 부상 재발을 우려해 결국 WBC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한화는 1일 KBO에 정근우의 불참 소식을 알렸다. WBC 조직위원회의 최종엔트리 마감일은 6일. KBO는 부랴부랴 오재원을 대체 선수로 뽑았다. 오재원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과 2015년 프리미어12 국가대표 출신이다.
안타까운 낙마다. 정근우는 10년 넘게 부동의 국가대표 2루수로 활약했다. 2006 도하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08 베이징올림픽, 2009년과 2013년에 열린 WBC,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5 프리미어12에서 태극마크를 모두 달았다. 이번 WBC는 그가 국가대표 2루수로 유종의 미를 거둘 마지막 국제 대회로 여겨졌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선수 구성에 난항을 겪어 온 대표팀에 또 하나의 악재다. 정근우는 구단을 통해 "국가대표는 누구나 원하는 자리지만, 최고의 컨디션으로 나가는 게 도리다. 그렇지 못해 죄송하고 아쉽다"며 "재활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두산의 호주 캠프에 참가 중인 오재원은 이날 "소식을 듣고 '이거 큰 일 났다' 싶었다"며 "대표팀에 뽑히는 건 언제나 기분 좋다. 영광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대표팀에 누를 끼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프리미어12 대회 때처럼 모든 걸 쏟아붓겠다"고 했다. 오재원은 2015년 프리미어12 일본과 준결승전에서 0-3으로 뒤진 9회초 대타로 나와 대역전의 발판이 된 선두 타자 안타를 쳤다.
한편 오재원의 발탁과 함께 두산은 이번 WBC에 선수 8명을 파견하게 됐다. 투수 장원준과 이현승, 포수 양의지, 내야수 김재호와 허경민, 외야수 민병헌과 박건우까지 이미 7명이 최종엔트리에 포함된 상태. 여기에 오재원까지 이름을 올렸다. 프리미어12에 이어 또 한 번 역대 최다 인원 출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