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LG 세이커스가 '조성민 영입 효과'로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경기장은 팬으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소속팀 후배들도 "조성민 선배!"라며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LG 구단 관계자는 6일 본지와 전화 통화에서 "최근 구단 안팎의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이적생' 조성민이 흥행과 팀의 정신적 리더 몫까지 책임지고 있다"며 현장의 뜨거운 열기를 전했다.
조성민(34)은 5일 창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프로농구 정규 리그 안양 KGC 인삼공사와 홈경기에서 19득점(3점슛 4개)·6어시스트로 맹활약하며 팀의 81-74 승리를 이끌었다. LG는 최근 부산 kt에서 이적한 조성민이 합류한 이후 2연승이자 올 시즌 최다인 3연승째를 질주하고 있다. 이로써 17승째(19패)를 따낸 LG는 6위 인천 전자랜드(18승18패)에 1경기 차로 접근, 6강 플레이오프 희망을 밝혔다.
조성민은 이날 접전을 이어 가던 4쿼터 종료 4분여 전 결정적인 3점슛을 터뜨리며 68-63을 만들었다. 사실상 KGC를 따돌리는 회심의 한 방이었다.
'이적생' 조성민은 성적과 함께 흥행도 잡고 있다. 이날 창원 실내체육관에는 올 시즌 최다이자 시즌 두 번째 만원 관중이었던 6085명이 들어찼다. 시즌 첫 번째 매진이었던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6079명)보다 많았다. 구단 관계자는 "같은 만원이지만 5일 관중이 더 많았다. 시즌권석은 표가 판매된 것으로 따지지만 몇 자리는 비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꽉꽉 들어찼다"고 설명했다.
조성민은 kt 시절 LG의 '천적'으로 통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LG에 비수를 꽂는 슛으로 악명이 높았다. 그런 귀한 선수가 이제 '창원의 아들'로 거듭났으니 만원 관중이 되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라는 게 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사실 가장 반가운 일은 따로 있다. 바로 '리더' 조성민이다. LG 주장 김종규(26)는 이날 KGC와 경기에서 오른 무릎인대 파열로 8~12주가량 코트를 떠나 있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구단 관계자는 "김종규의 빈자리를 최고참인 조성민이 채워 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조성민 역시 걱정했던 것과 달리 팀에 합류한 뒤 소통을 통해 경기를 잘 이끌고 있다"며 "만원 관중이 된 걸 보면서 '국가 대항전 같다'고 하더라. 책임감을 더욱 느끼는 듯했다"고 말했다.
후배들은 큰 공부가 되고 있다. KBL 내 톱플레이어인 조성민을 보며 여러 가지를 배우고 있다.
이 관계자는 "우리팀의 어린 선수들이 과거에는 단순히 '조성민이 어떤 선수인지 궁금하다'는 마음만 품고 있었다면 이제는 '역시 조성민'으로 바뀌었다. 조성민이 팀의 정신적 리더로 큰 힘을 발휘해 줄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