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는 영화 '그래, 가족(마대윤 감독)'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날 시사회에는 마대윤 감독을 비롯해 주연배우 이요원·정만식·이솜·정준원이 참석해 영화를 처음으로 공개한 소감과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그래, 가족'은 핏줄도 모른 척 살아오던 삼남매에게 막내 동생이 예고없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가족의 탄생기를 그린 작품이다. 정만식·이요원·이솜이 삼남매로 분했으며 정준원이 막둥이로 깜찍한 연기를 선보인다.
특히 '그래, 가족' 삼남매는 각자의 캐릭터를 통해 하이퍼리얼리즘 현실을 전하며 공감대를 높일 전망이다. 직장없는 무능력 가장과 빽없는 흙수저, 또 끼 없는 알바생까지 내가 겪는 혹은 내 이웃이 겪는 오늘의 문제가 영화에 고스란히 담겼다.
마대윤 감독은 "자고 영화이고 휴먼 코미디를 지향하고 있어서 뻔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캐릭터로 변화를 시켜주면 너무 신파로 몰아가는 기존 가족 영화와는 차별된 영화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에서 이요원은 빽없는 흙수저 둘째로 분해 까칠하고 톡 쏘는 말투에 공격적인 태도가 트레이드 마크인 방송국 기자 수경을 연기했다.
이요원은 "초반에는 까칠해 보이지만 도움을 주고 싶고 다독여 주고 싶은 캐릭터로 보이길 원했다. 시나리오에 있는대로 연기했다"며 "기자 연기는 사실 처음에 보도하는 장면이 있는데 편집이 됐다. 내가 못했나 보다"고 귀띔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4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데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가족 영화를 좋아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캐릭터인 것 같아서 선택했다.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반가웠다"며 "4남매 이야기이기 때문에 이런 것도 별로 해 본 적이 없어 좋았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네 사람이 모이면 어떨까 기대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번듯한 직장 없이 철부지로 살아가는 첫째 성호는 정만식이 맡았다. 국가대표 유도선수를 꿈꿨지만 부상과 아버지의 빚으로 모든 것을 포기, 유치원에서 통학버스 운전을 하며 생계를 이어 나간다. 오랜만에 '착한' 연기로 색다른 재미를 전한다.
정만식은 "개인적으로 이렇게 따뜻하고 잔잔한 영화를 좋아한다. 외모와 달리 액션, 스릴러 영화를 안 본다. 좀비영화 무서워 하고 폭력적인 영화 싫어한다"며 "다큐멘터리나 동물 나오는 잔잔한 드라마를 좋아하는 편이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많이 출연하고 싶다. 하지만 많은 감독님들이 나를 그렇게 생각하시지 않는지 연락이 뜸한 것 같다. 기다리고 있으니 전화해 주셨으면 좋겠다. 난 참 따뜻한 놈이다"고 강조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연예인 못지 않은 외모를 가졌지만 끼가 없어 매번 오디션에 낙방하는 셋째 주미로 분한 이솜은 만년 알바생으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는 와중에 남보다 못한 삼남매 사이에서 연결 고리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여기에 극중 수화 연기도 직접 소화했는데 "선생님에게 배웠다. 그리고 전 작품에서 수화를 했었어서 배우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래, 가족'의 히든카드이자 마스코트 막둥이 정준원은 실질적으로 영화를 이끌어 가는 주인공이나 다름없다. 찰진 사투리에 모든 일을 해내는 똑부러지는 면모는 정준원을 통해 맛깔스럽게 탄생했다.
마대윤 감독은 "원래 시나리오에서는 8살 정도 어린 아이 캐릭터였다. 하지만 이 영화는 막둥이가 이끌어가는 영화이기 때문에 8살 아역 배우가 이끌어 갈 수 있을까 싶어 시나리오를 바꿨다"며 "그러던 중 '오빠생각'이라는 영화를 보고 준원 군이 하면 잘 할 것 같아서 아예 준원이 나이로 올려 시나리오를 고쳤다"고 설명했다.
정준원은 "걱정되는 부분도 많았는데 형님 누나들이 나를 많이 아껴주시고 가르쳐 주셔서 편하게 촬영했다"며 "사투리는 실제 고향이 경상도 김해인데 친척 분들에게 부탁해 연습했다"고 회상했다.
이와 함께 이요원은 '그래, 가족'의 강점에 대해 '뻔함'을 꼬집으며 "다른 영화는 특별한 상황과 사건들이 있다. 근데 우리 영화는 그렇지 않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다. 돈 때문에 싸우고 갈라서고 안 보는 가족들이 많지 않냐. 너무 뻔한 상황들이 공감되게 다가오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정만식은 "요즘 참 춥다. 겨울이니까 당연하다. 그런 시기에 우리 영화가 겨울을 깨고 나오는 개구리 같은 작품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런 봄이 오길 기다린다"고 진심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