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게임사인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최근 3년 간 힘들었다. 몇 년 전 초기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지금은 최강자인 넷마블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경쟁했지만 급변하는 트렌드에 대응하지 못하고 시장에서 잊혀져 갔다. 실적 부진에도 빠지면서 직원들을 내보내고 조직을 개편하는 등 뼈를 깎는 체질 개선을 진행했다. 그 결과 작년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위메이드는 올해 3년 간의 절치부심을 끝내고 다시 성장 엔진에 시동을 건다. 장현국(43) 위메이드 대표는 "리셋은 끝났다.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올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이다"며 재도약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장현국 "중국 미르 IP 사업 기대"
장 대표가 믿는 구석은 주력 먹거리인 '미르의 전설(이하 미르)'이다.
미르의 전설은 1998년 첫 선을 보인 PC MMOPRG(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로, 후속작 '미르의 전설2'(중국명 '열혈전기')는 아직도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위메이드는 중국에서 기존 미르2 유통 라이선스 사업을 재정비하고, 게임 IP를 활용한 모바일 사업을 새롭게 개척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중국에서 불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미르2 사설 서버를 정식화해주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하면 승산이 있다고 봤다.
장 대표는 "미르2의 중국 내 인기가 '크로스파이어'와 '던전앤파이터' 등에 크게 밀리지 않는다"며 "사설 서버의 거래 규모도 1조원으로 공식 서버의 10배 이상이다. 이 사설 서버를 정식 서버로 해주는 것으로 상당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위메이드는 이와 관련한 중국 내 시장 조사를 거의 마쳤으며 관련 업체들과 논의도 긍정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메이드는 미르 IP 사업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이미 작년에 2건이 진행됐다. 지난해 10월 중국 킹넷의 계열사 절강환유이 미니멈 개런티(MG) 500억원에 미르 IP를 샀다. 같은 해 11월에는 중국 팀탑게임즈가 미르 IP로 모바일 게임을 만들겠다며 계약했다.
장 대표는 "중국 내 여러 게임사가 미르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및 웹게임 등의 개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위메이드는 미르 IP 사업을 게임 뿐 아니라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만화·소설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국내 대표 무협소설 작가를 비롯해 미스터블루(웹툰)·북팔(웹소설)·디알무비(애니메이션)와 공동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이카루스M' 등 신작들도 준비
위메이드는 신작 모바일 게임도 준비하고 있다. 다작을 내기보다는 어느 정도의 수준을 갖춘 정예작으로 국내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기대하고 있는 신작은 모바일 시장 1등인 넷마블이 서비스를 책임지기로 한 '이카루스 M'과 '피싱스트라이크'이다.
이카루스 M은 500억원 이상 투입된 대작 온라인 게임 '이카루스 온라인'을 원작으로 개발되고 있는 모바일 MMORPG이다. 언리얼 엔진4를 활용한 고화질 그래픽에 실시간 전투가 특징이다.
피싱스트라이크는 물고기를 수집하는 낚시 재미에 앵글러(낚시꾼)의 성장, 스킬 및 장비 강화, 물고기와의 치열한 전투 등 RPG(역할수행게임) 요소를 결합한 모바일 낚시 게임이다. 이들 게임은 연내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자회사인 조이맥스가 만들고 있는 '에어로스트라이크'와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준비 중인 '캔디팡2', 요리를 주제로 한 경영 SNG(소셜네트워크게임) 등도 올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장 대표는 "믿을 만한 개발자들에게 맡겨 신작 게임을 준비하고 있다"며 "트렌드가 지나가거나 수준이 떨어지는 게임은 개발하지도 않고 내놓지도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액토즈와 갈등 잘 풀릴 것"
위메이드는 올해 실적 개선에 기대가 크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미르에 대해 공동 권리를 갖고 있는 중국 게임사 샨다의 자회사 액토즈소프트와의 갈등 때문이다. 위메이드는 작년 액토즈소프트와 국내 및 중국에서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양사는 미르 관련 사업을 진행할 때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 액토즈소프트는 위메이드가 중국에서 미르 IP 사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자 소송을 제기했고 위메이드도 맞소송으로 맞서고 있다.
장 대표는 "양사가 미르에 대해 공동 권리를 갖고 있다보니 갈등이 있고 소송도 벌이고 있다"며 "하지만 양사가 서로 윈윈하는 방향으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