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으로 급감했던 담배 판매량이 지난해 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담배 업계는 한동안 뜸했던 신제품을 출시하며 마케팅 공세를 강화하고 나섰다. 일부 외국계 업체들은 담배 대용품인 전자담배의 도입도 서두르고 있다. 지난달 담뱃갑 경고그림 도입 등 정부의 강화된 금연정책에 대응하려는 '투 트랙 전략'으로 해석된다.
다시 시작된 신제품 경쟁
13일 시장조사기관인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담배 판매량은 약 729억개비로 전년의 667억개비보다 9.3% 증가했다.
이에 따라 담뱃값 인상에 따른 흡연 억제 효과가 거의 사라진 것으로 분석된다.
담뱃값 인상 전인 2014년 담배 판매량은 약 853억개비로, 지난해보다 17%가량 많았다. 하지만 이때는 담뱃값 인상 소문으로 사재기가 극성을 부려 정상적인 판매량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처럼 담배시장이 살아나면서 담배업체들은 앞다퉈 신제품을 내놓는 등 마케팅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올해 신제품 출시의 포문은 KT&G가 열었다. 지난 8일 더원 제품군 중 8번째 브랜드인 '더원 말랑'을 내놨다.
더원 말랑은 타르와 니코틴 함량이 각각 0.5mg, 0.05mg으로 약한 담배를 선호하는 흡연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KT&G 관계자는 "더원 블루가 1mg 이하 초저 타르·니코틴 담배 시장에서 국내 판매 1위를 13년째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이번 신제품으로 고정 소비층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 한국필립모리스는 지난 9일 국내 최초의 10+10 수퍼슬림 제품인 '팔리아멘트 듀얼 센세이션1'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하이브리드 캡슐과 루비 캡슐이 각각 10개씩 탑재된 것이 특징이다. 상쾌한 맛과 감미로운 맛을 한팩에 담아 기호에 따라 맛을 선택할 수 있다. 타르 함량은 1.0mg, 니코틴 함량은 0.1mg이다.
JTI코리아는 지난해 말 담배 냄새를 줄인 신제품 '메비우스 LSS V5'를 선보였다. LSS는 '더 적은 담배 냄새(Less Smoke Smell)'의 약자로 특수 재질의 종이를 사용해 일반 담배보다 공기 중의 담배 냄새를 줄였다.
전자담배도 나온다
담배 업체들은 신제품 출시와 더불어 담배 대용품인 전자담배 시장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날로 강화되고 있는 정부의 금연정책에 따른 대응책으로 풀이된다. 국내 전자담배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든 업체는 JTI코리아다. 지난해 9월 액상캡슐(카트리지) 타입 전자담배 '로직 프로'를 국내에 선보였다. 한국필립모리스도 조만간 전자담배 브랜드 '아이코스'를 판매하는 전용 매장을 국내에 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8월 일본에서 출시된 '아이코스'는 필립모리스가 10년 동안 개발비 2000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제품이다. 액상 니코틴을 사용하는 기존 전자담배와 달리 전용기기로 담배를 찌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주요 담배업체들이 잇따라 전자담배 시장에 진출하면서 KT&G와 글로벌 1위 담배업체 BAT도 전자담배 시장 공략을 위한 채비에 들어갔다.
KT&G는 지난해 하반기 전자담배 시장 진출을 위해 전담부서를 확대하고 시장 진입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영국계 담배업체 BAT도 지난달 초 전자담배 시장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미국 레이놀즈를 57조7000억원에 인수하며 전자담배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내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