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요원은 지난달 끝난 MBC 드라마 '불야성'과 최근 개봉한 영화 '그래, 가족'으로 브라운관·스크린 동시 공략에 나섰지만 흥행 참패를 맛 봤다.
조기종영없이 20회로 끝난 MBC '불야성'의 최저시청률은 3.1%. 상당히 암울한 수치다. 평균시청률 4.6%, 동시간대 꼴찌로 씁쓸히 퇴장했다.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자신만의 왕국을 세우려는 거대한 야망을 품은 황금의 여왕이자 탐욕은 죄가 없다고 믿는 냉정과 열정의 화신을 연기했다. 드라마 중반까지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불타는 복수의 눈빛만이 밋밋한 드라마를 그나마 보게 하는 힘. 20회는 역부족이었을까. 후반부로 갈수록 극 자체의 몰입도도 떨어졌지만 이요원의 연기도 시들해졌다.
지난 15일 개봉한 이요원 주연의 영화 '그래, 가족'은 개봉 8일째인 22일 기준 전국 관객 4만 2580명을 동원했다. '공조' '더 킹' '조작된 도시' 등의 스케일이 큰 영화와 비교하긴 조금 무리지만 참신한 가족극으로 중심을 잡았다. 개봉 특수가 이미 끝났고 사실상 최종 스코어. 4만여명의 관객수는 지난 주말 이틀간 콘서트를 치른 방탄소년단이 고척돔에 불러들인 관객과 비슷하다. 23일 현재 '그래, 가족'을 볼 수 있는 개봉관이 전국 기준 10곳 미만이다.
두 작품의 흥행이 잘 되지 않은 게 이요원 탓은 아니다. 흥행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영역. 그럼에도 이요원은 두 작품 모두 주인공이었고 자신의 이름이 내걸린 것에 비하면 완벽히 제 몫을 해내지 못 했다.
올해로 연기 경력 20년의 이요원이 '발연기'라는 비난을 들을 적은 없다. 그렇다고 소름 돋게 잘한다는 소리를 들은 것도 아니다. 데뷔 때부터 무난한 연기 실력을 보여왔고 20년의 필모그라피를 살펴봤을 때 두고두고 회자되는 것도 없다. 본인이 언급한 동시기 모델에서 배우로 출발한 김민희·공효진·배두나 등에 비하며 출세작 없는 커리어.
더욱이 두 작품 모두 참패한 이요원에게 남은 건 인성 논란이다. 최근 영화 인터뷰에 앞서 20분을 지각했고 사과 한 마디 없었다. '차가 많이 막혔냐'는 취재진 물음에 매니저를 향해 "네가 대신 말해봐"라고 했다. 이 점이 알려지면서 과거 인터뷰를 취소한 행실까지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떠올랐고 비아냥만 한가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