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최우수 조교사로 선정된 송문길 조교사가 지난 18일 100승을 기록하며 또다시 감격의 기쁨을 누렸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송 조교사에게 '검빛강자'의 주행 방식을 바꿔 보자고 건의했던 이가 외국인 기수 페로비치였다. 송 조교사는 "경주 전에 갑자기 (주행 방식을) 얘기해 부담감이 컸던 게 사실이다"면서도 "하지만 기대 이상으로 성과가 좋았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또한 "100승을 채운 것보다 '검빛강자'에 맞는 주행 방법을 찾아낸 게 더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송 조교사는 100승과 관련해 많은 의미를 부여하진 않았다. 그는 단지 "지나가는 길목에서 만난 작은 행운이자 기쁨"이라고 했다. 철저히 준비하고 경주에 임하면 100승, 200승은 자연히 뒤따를 것이란 생각에서다. 지난해 '클린업조이'로 그랑프리를 차지하고 그해 최우수 조교사로 등극한 최고의 사령탑다운 자신감이었다.
그래서일까. 송 조교사는 2013년 7월 조교사로 데뷔한 이래 4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특별히 연간 목표란 것을 세워 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는 "1년이 아닌 1주 단위의 목표가 있다"면서 "지난주 훈련 성과를 토대로 이번 주 몇 승이나 챙길 수 있을지 판단한다"고 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인지 실제로 송 조교사의 승률은 매년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2013년 데뷔 연도에 8.5%의 준수한 승률을 기록한 이후 2014년 9.6%, 2015년 13.2%, 2016년 14.9%로 단 한 번도 아래로 화살표를 그려 본 적이 없다. 올해는 23일 현재 기준으로 20.4%의 승률을 달성하고 있다. 승 수로는 현재 렛츠런파크 서울 공동 1위다.
송 조교사는 그 원동력으로 '우수 경주마 발굴 노력'과 '특별한 마방 운영 방식'을 꼽았다. 현재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은 경주마 수급이다. 뛰어난 경주마를 손에 넣고자 쉴 틈 없이 제주와 서울을 오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해가 지날수록 좋은 경주마들이 마방을 채우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성적도 껑충 뛰었다.
올해도 경주 기록 달성에는 '청신호'가 켜져 있다. 지난해 들여놓은 2세마들이 올해 3세가 되며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다. 송 조교사는 이와 관련, "'큐피트플라워'와 '미스터포춘' '나스카프린스' '선키스드' 등 활약이 기대되는 3세마들이 많다"고 자랑했다.
송 조교사의 장점은 독선적으로 판단하거나 지시하지 않고 마방 관리사들을 믿고 소통하는 데 있다. 그는 "20년 이상 종사해 온 관리사들이 마방에 많다"면서 "그들보다 내가 나을게 없다"고 자신을 낮췄다. 또 "매일 경주마를 만지는 사람들이 말의 건강이나 컨디션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법"이라면서 "그들을 믿고 소통한 덕분에 좋은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