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 시즌 2번째 우승을 안긴 스트라이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6)는 위풍당당했다. 이번 시즌 첫 우승은 지난 8월 커뮤니티실드다.
맨유는 2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잉글랜드축구리그컵(EFL컵)에서 선제골과 결승골을 터뜨린 이브라히모비치를 앞세워 3-2 승을 거두고 정상에 올랐다. 전반 20분 환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 프리킥으로 상대 왼쪽 골망을 가른 이브라히모비치는 2-2로 맞선 후반 42분에는 상대 골지역으로 쇄도하며 강력한 헤딩 결승골을 꽂았다. 맨유는 2010년 이후 7년 만에 다시 정상에 오르며 통산 5번째 리그컵 우승을 차지했다.
맨유는 창단 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포함해 각종 컵대회에서 무려 42개의 우승컵을 들어 올린 명문팀이다. 하지만 최근 4시즌 동안은 암흑기였다. 맨유는 '명장' 알렉스 퍼거슨(76)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은 2012~2013시즌부터 2015~2016시즌까지 고작 FA컵 우승 1회에 그쳤다.
올 시즌을 앞두고 입단한 이브라히모비치는 최악의 부진에 빠진 맨유를 구할 '소방수'였다. 키 195cm의 압도적인 신체 조건을 갖춘 그는 지난 시즌 파리 생제르맹(프랑스)에서 뛰며 38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올랐다. 38골은 2위 알렉상드르 라카제트(25·리옹)이 넣은 21골의 2배 가까운 기록이다.
그러나 시즌 초반 그는 파리 생제르맹 시절 득점력을 보이지 못했다. 그는 개막 이후 4경기에서 4골을 넣었지만 이후 6경기에서 골침묵했다. 그러자 축구팬들은 '은퇴해야 한다'며 비난했다.
그럼에도 이브라히모비치는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나는 잉글랜드 무대에서도 성공할 것"이라며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자신감은 그라운드 위에서 드러났다. 그는 시즌 중반부터 득점포를 재가동하더니 현재까지 무려 26골을 몰아쳤다.
퍼거슨 감독 시절 맨유의 주장으로 활약한 필립 네빌(42)은 영국 스포츠 전문매체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자신감이 과한 사람은 동료들에게 미움을 산다. 하지만 이브라히모비치의 자신감은 다르다. 그는 자신이 내뱉은 말을 지키기 때문"이라며 극찬했다. 네빌은 이어 "비록 주장 완장은 웨인 루니가 차고 있지만 경기장 내에서 실질적인 리더는 이브라히모비치다. 그는 맨유의 상징과 같은 존재"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맨유 구단은 벌써부터 이브라히모비치 붙잡기에 나섰다. 주제 무리뉴(54) 맨유 감독은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과 인터뷰에서 "나는 절대 선수에게 계약하자거나 '나를 위해 뛰어 달라'고 간청하지 않는다"면서도 "이브라히모비치가 남도록 설득하기 위해서라면 (나를 포함한) 팬들이 그의 집 앞에 가서 밤을 새울 수 있다"며 간절한 마음을 나타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 신분으로 입단한 그는 맨유와 1년 계약에 1년을 더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된 계약을 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우승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것이 내가 잉글랜드에 온 이유다. 나는 우승하기 위해 왔고 나는 우승을 하고 있다. 더 많은 우승을 할수록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나는 계속해서 잉글랜드 무대에서 즐기겠다"고 덧붙였다. 이브라히모비치는 남은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와 잉글랜드축협회(FA)컵 우승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