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을 받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모습을 드러낸 강정호. 김진경 기자 강정호(피츠버그)의 2017시즌이 제대로 꼬였다.
강정호는 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공판에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지난해 12월2일 혈중 알코올 농도 0.084%의 음주 상태로 운전을 하다가 서울 삼성역 사거리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를 내고 달아난 결과다. 지난달 22일 열린 첫 재판부터 강정호의 변호인은 줄곧 '벌금형'을 내려줄 것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비자 발급에 직격탄을 맞았다. 검찰은 벌금 1500만원에 약속기소를 했지만 법원이 사안이 중하다는 판단으로 강정호를 정식 재판에 넘겼다. 강정호 측은 당초 사건이 약식기소로 끝날 줄 알고 미국 대사관에 취업비자를 신청했다. 하지만 정식재판에 회부되면서 비자 발급이 취소됐다. 여기에 집행유예까지 받게 돼 추후 일정에 물음표가 찍혔다. 항소를 포기하더라도 집행유예 상태에서 비자가 정상 발급될지는 미지수다. 비자가 나오더라도 이미 2월 중 팀 합류는 불발된 상태다.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재판과 별개로 2017시즌 준비가 한창이다. 2월 15일 투수와 포수가 스프링캠프를 시작했고, 18일부터 야수가 합류한 풀스쿼드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4월 4일 개막전(보스턴 원정)까지 한 달이 남지 않은 상황이다.
피츠버그는 아담 프래지어와 데이빗 프리스 등을 3루수로 기용하며 시범경기를 치르는 중이다. 경쟁자들이 기회를 노리고 있다. 악재의 연속. 비자 발급이 정상적으로 진행돼 미국으로 돌아가더라도 팀 훈련을 제대로 소화 못한 강정호가 정상 컨디션을 보여줄지는 알 수 없다. 현재 상황에선 복귀 시점 자체를 가늠하기도 어렵다.
한편 재판부는 강정호가 상습범이라는 걸 강조했다. 강정호는 2009년 8월과 2011년 5월에도 음주 교통사고를 내 '삼진아웃' 제도에 따라 면허가 취소됐다. 조광국 판사는 "앞서 두 차례 경고(음주운전)를 받았다는 점, 벌금으로는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징역형으로 처벌한다. 하지만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며 피해자와 모두 합의해 집행유예를 선택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