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 고척=김민규 기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최고령 투수 임창용이 첫 실전 등판을 소화했다.
임창용은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경찰청야구단과 WBC 공식 시범경기에 대표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WBC 대표팀 합류 후 처음으로 실전 경기에 나섰다.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하프 피칭을 소화한 임창용은 고척돔에서 세 차례 불펜 투구를 소화했다. 대회에 나서기 위해 실전 등판은 반드시 필요한 상황. 컨디션을 끌어올린 임창용은 이날 열린 마지막 평가전에 나서 실전 감각을 조율했다.
출발은 좋았다. 임창용은 선두 타자 김태진을 맞아 풀카운트 접전 끝에 루킹 삼진을 뽑아냈다. 시속 140㎞ 초반대 직구를 연거푸 뿌렸고, 볼카운트 1-2에서 던진 직구는 전광판에 시속 145㎞가 찍혔다. 이날 최고 구속이었다. 풀카운트에서 던진 직구는 예리하게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했고, 김태진은 서서 삼진을 당했다.
그러나 KBO리그 1군 경험이 있는 정수빈과 박찬도에게 잇따라 안타를 허용했다. 둘에게 초구 직구를 던져 각각 중전 안타와 우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2루타를 허용했다. 1사 2·3루 위기에 몰린 임창용은 윤대영을 맞아 변화구 비중을 높였다. 중견수 뜬공으로 유도해 아웃카운트와 점수를 맞바꿨다. 후속 타자 박준태를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운 임창용은 자신의 임무를 마치고 물러났다.
1이닝 동안 2피안타 1실점을 기록한 임창용은 총 14개의 공을 던졌다. 스트라이크는 9개를 꽂아넣을 정도로 공격적인 승부를 했다. 컨디션이 완벽치 않은지 시속 150㎞ 강속구는 볼 수 없었다. 특유의 꿈틀대는 뱀직구 역시 아직 선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몸 상태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점은 수확이었다. 컨디션이 100% 올라온 임창용은 마무리 오승환의 앞에서 필승조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