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과의 WBC 1라운드 첫 경기에 불펜투수로 나온 제레미 블라이시. 김진경 기자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 제레미 블라이시(30)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무대를 밟았다.
블라이시는 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WBC 1라운드 한국전 불펜투수로 등판해1이닝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1-0으로 앞선 5회 무사 1,2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이용규를 삼진으로 잡은 후 서건창에게 적시타를 맞았지만 실점은 앞선 투수 잭 쏘튼의 몫. 김태균과 이대호를 연속 범타로 처리하고 불을 껐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선두타자 손아섭에게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를 허용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후속 투수 게이브 크라머가 승계주자 득점을 막아 실점이 올라가진 않았다.
블라이시는 명문 스탠포드대 경제학을 전공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마이크 무시나(통산 270승), 카를로스 퀸틴(통산 154홈런)의 대학 후배다. 대학교 1학년때부터 야구에 두각을 나타낸 그는 200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44번 지명을 받고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었다. 1라운드 45번이 최근 트레이드로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로건 포사이더. 하지만 지난 시즌까지 메이저리그에 데뷔하지 못했다. 잔부상이 겹치면서 아직 꿈을 이루지 못했다.
2008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을 받은 46명(샌드위치픽 포함) 중 메이저리그에 올라서지 못한 선수는 9명 밖에 되지 않는다. 비율로는 19.6%. 지난해에는 필라델피아 소속으로 더블A와 트리플A(도합 4승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4.68)에서 뛰었다. 기대를 모았던 빅리그 콜 업은 없었다. 그 와중에 WBC 이스라엘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의미가 크다. 블라이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의해 벌어진 아우슈비츠 유대인 대학살 생존자의 손자다. 이스라엘 대표팀 선수 중 가장 드라마틱한 경력을 갖고 있는 선수였다. 그리고 그 경력에 'WBC 이스라엘 대표팀'이라는 한 줄을 더 추가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