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시즌 개막을 앞두고 K리그 클래식(1부리그) 12개 팀 감독들이 한목소리로 던진 말이다. 우승 후보 0순위라 평가받는 전북 현대 최강희(58) 감독이 "클래식에 만만한 팀은 없다. 목표는 상위 스플릿 진출"이라고 말할 정도다.
그만큼 12개 팀 전력이 대등하다는 의미다. 물론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스쿼드를 꾸린 팀은 있다. 전북과 '디펜딩 챔피언' FC 서울이 이런 팀에 속한다. 하지만 압도적이지는 않다. 손쉽게 상대를 대파할 수 있는 '절대 강호'의 포스를 가지지 못했다.
전북은 지난 몇 시즌 동안 K리그 독주 체제를 가동시켰던 최강의 멤버에서 2%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에이스 레오나르도(31·알 자지라)와 간판 골키퍼 권순태(33·가시마 앤틀러스)가 떠난 자리를 메우지 못했다. 게다가 핵심 자원인 로페즈(27)와 이재성(25)이 부상으로 당분간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서울 역시 이탈한 공격수 아드리아노(30·스좌장 융창)의 대체자가 없다. 캡틴 곽태휘(35)는 부상당했고, 하대성(32)은 재활 중이라 아직 실전에 투입시키지 못하고 있다.
강호들의 이런 상황이 이변의 여지를 크게 만들고 있다. 화려하진 않지만 알토란 같은 선수 영입과 조직력을 갖춘 나머지 팀들이 충분히 대적할 만한 수준이다. 그래서 2017시즌 클래식은 그 어느 시즌보다 치열한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 전망됐다.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지난 주말 전국 6개 구장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개막전은 팽팽함의 잔치였다.
5일 공식 개막전인 서울과 수원 삼성의 슈퍼매치는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수원 김민우(27)와 서울 이상호(30)가 한 골씩 주고받았다. 90분의 긴장감 속에서 양 팀 팬들은 환호와 야유를 멈추지 않았다.
슈퍼매치를 제외한 5경기에서 모두 1골 차 승부가 나왔다.
하루 앞서 지난 4일 진행된 '동해안 더비'에서 울산 현대가 포항 스틸러스를 2-1로 잡았다. 광주 FC는 대구 FC에 1-0 승리를 거뒀다. 강원 FC는 1부리그 복귀전에서 이근호(32)의 멀티골을 앞세워 상주 상무를 2-1로 격파했다.
5일은 더 치열했다. 제주 유나이티드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격돌은 올 시즌 클래식 판도를 들여다볼 수 있는 경기였다.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히는 제주와 강등 후보로 지목된 인천의 대결을 앞두고 제주의 완승을 예상했다. 그러나 경기 내용은 달랐다. 제주는 인천의 탄탄한 수비 조직력에 고전했다. 제주는 20개의 슈팅을 때리고도 후반 18분 마그노(29)의 선제 결승골로 가까스로 1-0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전북 역시 저력의 전남 드래곤즈에 2-1 진땀승을 거뒀다. 후반 추가 시간 김신욱(29)의 극장골이 터져 전북은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이런 분위기는 패장들이 고개를 숙이지 않은 이유기도 하다.
노상래(47) 전남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충분히 잘해 줬다.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확신했다. 최순호(55) 포항 감독은 "동계 훈련을 통해 준비했던 것을 잘 보여 줬다. 칭찬할 만한 경기력이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태완(46) 상주 감독은 "졌지만 좋은 활약을 한 선수도 있다. 앞으로 더 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고, 손현준(45) 대구 감독 역시 "경기는 좋았다. 클래식 템포를 더 경험하면 좋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기형(43) 인천 감독은 "하려고 했던 건 다 했다. 준비한 대로 경기를 잘 풀었다"고 긍정의 메시지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