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투수 조시 자이드(30)가 개막전에서 존재감을 알렸다. 이스라엘과 선수의 개인의 목표를 이뤘다.
자이드는 지난 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WBC 서울라운드 제 1경기 한국전에 등판해 승리 투수가 됐다. 1-1로 맞선 8회 말 등판한 그는 3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냈다. 이스라엘 투수 중 가장 많은 투구수(49개)를 기록했다. 빠른 공이 주무기인 그는 최소 구속 155km를 찍으며 한국 타자를 제압했다.
이날 자이드의 경기 후반 등판은 제리 웨인스타인 이스라엘 감독의 승부수로 보인다. 지난 8월에 브루클린에서 열린 예선전에서 이스라엘은 제이슨 마르키스와 자이드를 '선발 1+1 카드'로 활용했다. 두 선수가 나란히 등판한 2경기는 모두 승리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마르키스에 이어 자이드가 나설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다른 투수들이 허리진을 책임졌고, 접전이 이어지자 자이드를 투입해 구위로 한국 타선을 막아냈다.
이번 대회에서 30개 이상 던진 투수는 하루를 반드시 휴식해야한다. 자이드는 7일 12시에 열리는 대만전에 나설 수 없다. 웨인스타인 감독은 이 점을 감안하고 한국전에 승부수를 띄웠다. 똑같이 8회 등판한 한국의 '불펜 에이스' 오승환은 8회 2사에 등판해 1⅓이닝, 투구수 20개를 기록한 뒤 강판됐다. 이스라엘의 투수 운용과는 달랐다. 결과적으로 오승환으로 최소 1이닝을 더 끌고가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다. 7일 열리는 네덜란드전을 대비하기보다는 이스라엘전 승리에 집중할 필요가 있었다는 의미다.
자이드는 오승환과 나란히 마운드에 오르며 더욱 주목받았다. 바라던 두 가지 목적을 모두 이뤘다. 그는 지난 2일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너무 즐거운 마음으로 이 대회에 참가했다. 야구로 인해 한국에 올 수 있었다. 팀 동료들과 승리를 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고 했다. 연장 10회, 이대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그는 포효하며 승리를 만끽했다.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알렸다. 그는 현재 소속팀이 없다. 2016시즌을 끝으로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취득했지만 아직 소속팀을 구하지 못했다. 2013-2014시즌에는 휴스턴 소속으로 메이저리그를 밟았고, 지난해는 뉴욕 메츠 산하 마이너리그 팀에서 뛰었다. 자이드는 "이번 대회는 나에겐 '트라이아웃'과도 같다. 한국, 일본 어떤 리그는 나를 보여줄 수 잇는 기회다. 국가대항전 참가만큼이나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A조 뿐 아니라 일본 등 다른 조 전력분석원, 스카우트가 고척돔을 찾았다. 상대 팀으로 쏠린 승전 전망을 뒤집고, 그 중심에 섰다. 자이드에겐 특별한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