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은 7일 고척돔에서 열린 이스라엘과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A조 경기에서 이스라엘에 크게 졌다. 첫 경기에서 맥 없이 패한 대만은 침울했다.
대만은 이번 대회 A조 최약체로 손꼽혔다. 대만야구협회(CTBA)와 대만프로리그(CPBL)가 대표팀 구성을 놓고 갈등을 겪으면서 선수 발탁부터 많은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라미고가 대표선수 차출을 거부했다.
현역 메이저리거 천웨인(마이애미)과 '대만의 박찬호' 왕첸밍(전 캔자스시티)을 대표팀에 부르는 데 실패했다. CPBL 투수 8명, 일본에서 뛰고 있는 투수 세 명, 마이너리거 한 명으로 대표팀 마운드를 구성했다.
7일 이스라엘전에서 대만의 1~2선발 궈진린(⅔이닝 6피안타 4실점) 천관위(2⅔이닝 4피안타 2실점)이 차례대로 나왔지만 무너졌다. 이후 4명의 투수가 이어던진 대만은 장단 20안타를 얻어맞고 15점을 내줬다.
대만이 기대한 건 타선이다. 다만 최근 타고투저가 극심했다. 2015년엔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이 경신됐고, 지난해엔 4할 타자가 3명이나 됐다. 공인구 반발력이 좋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4회 1사까지 이스라엘 코리 베이커(4⅔이닝 3피안타 무실점)에 퍼펙트로 막힌 대만은 이후 내야 안타로 첫 출루에 성공했다. 이스라엘에 홈런 2개를 맞은 반면, 대만은 무홈런이었다. 이스라엘전에서 3-15로 뒤져 패색이 짙은 9회 말 안타 5개, 볼넷 1개로 4득점하며 겨우 체면치레를 했을 뿐이다. 팀 안타(12개)와 장타(3개)의 대부분은 9회(안타 5개, 2루타 2개)에 집중됐다.
한국과 대만은 일본과 함께 동아시아 야구 강자다. 공교롭게도 한국과 대만 모두 이스라엘의 마운드에 고전했다. 자국리그 출신이라 메이저리그의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다. 송재우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추신수, 김현수처럼 메이저리그 스트라이크존에 익숙한 선수들이 중요한 역할을 맡아줘야 하는데 그 부분이 아쉽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극심한 타고투저 양상이 국제대회에서 고전하는 원인이 아니냐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KBO리그도 최근 몇 년간 타고투저 현상이 강하다. 2011년 14명이었던 3할 타자는 지난해 40명으로 치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