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수목극 '김과장'이 피도 눈물도 없는 준호(서율)의 연기로 무르익고 있다. 명확한 권선징악은 사이다 드라마 '김과장'의 필수 요소. 생애 처음 악역 연기임에도 악역 전문 배우 같은 모습의 준호는 '김과장'의 필수 요소다.
지난 8일 오후 방송된 '김과장' 13회에서는 직원들의 임금을 체불하고 비자금을 조성한 이가 서정연(조민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준호의 모습이 그려졌다.
준호는 서정연을 납치하기에 이르렀다. 중앙지검 검사였던 그는 검사가 아니라 그가 조사하던 조직폭력배들 같았다. 잔뜩 히죽거리며 서정연을 겁줬고, 소시지를 먹으면서 서정연에게 "나한테 왜 그랬어요? 나 진짜 죽이려고 그랬어요?"라고 물었다. "날 어떻게 할 거냐"는 서정연의 물음에 해맑게 웃으며 "죽여야죠"라고 답했다. 이어 능청스럽게 "상무님 성격을 죽여야 한다구요"라고 이야기했다. 또 "이제부터 닥치고 나한테 복종해"라며 서정연을 협박했다.
온갖 비열한 방법으로 편의점 점장들을 위협하기도 했다. 체불 임금을 다 주지 않을 것이며 회사의 방침에 따르지 않으면 점장들을 실업자로 만들겠다고 엄포를 놨다. 그에겐 오직 자신의 출세뿐이었다.
준호의 소름돋는 연기는 이날 방송에서도 계속됐다. 특히 서정연과의 연기에서 소년처럼 장난기 넘치는 미소를 보이다가도 순식간에 차가운 얼굴로 변했다. 여유롭게 소시지를 구워먹다가 상대편 입에 그야말로 쑤셔넣어버리는, 이중인격 서율이었다.
그룹 2PM에서 오래 연기를 해왔던 연기 담당 멤버이지만, '김과장'에서 그는 연기돌을 넘어 진짜 배우가 됐다. 게다가 생애 첫 악역이다. 처음부터 악역을 맡아온배우처럼 준호에게 서율이라는 역할은 맞춤 캐릭터다.
마치 남궁민의 남규만이 떠오르는 대목. 연기 경력 19년인 남궁민은 SBS '리멤버'에서 남규만 역할로 분하며 비로소 전성기를 맞았다. 그간 훈훈한 서브 남주 역할만 해오던 그가 처음 도전한 악역이었다.
서율은 제2의 남규만, 준호는 또 다른 남궁민이다. 또한 선한 남궁민이 있었기에 악한 준호 또한 빛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