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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상황이 여러번 반복되면 누구라도 지칠 수 밖에 없다. 모든 인생이 늘 해피할 수는 없지만 해피엔딩을 위해 달려가는 지름길이 가혹해도 너무 가혹하다.
10일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내일 그대와'에서는 이제훈(유소준)이 미래여행 중 실종되고, 신민아(송마린)는 그런 이제훈을 하염없이 기다리며 사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제훈과 신민아는 남영역 지하철 사고의 유일한 생존자로, 이제훈은 시간여행자가 됐고, 신민아는 그런 이제훈과 얽혀 결혼까지 하는 인연을 맺었다.
드라마는 '만나면 안 될 운명이 만났다'는 모토 아래 신혼부부가 된 두 사람의 사랑과 이별, 상처, 진실 등을 그리고 있는데 신민아가 강조한대로 사랑은 '순간'일 뿐 오해에서 비롯된 다툼, 그리고 해피엔딩을 위한 이별이 반복되고 있다.
이 날 방송에서도 이제훈과 신민아는 서로를 위해 헤어짐을 결심했다. 이제훈은 신민아를 살리기 위해 미래여행을 계속 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신민아는 자신보다 이제훈을 걱정하며 함께 시간여행을 하기 위해 시도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두 사람의 관계에는 미래에서 사고사로 사망한 오광록(신성규)과 사고사에 연관돼 있는 것으로 파악된 백현진(김용진)이 얽혀 있으며, 그리고 이제훈에게 시간여행 방법을 가르쳐주고 신민아의 아빠임이 밝혀진 조한철(두식)도 의미심장하다.
특히 이제훈은 미래에서 실종신고 된 것으로 전해져 시청자들을 또 한 번 놀라게 했다. 신민아는 사라진 이제훈을 기다리고 있었고, 이제훈은 오광록의 사고사 뿐만 아니라 자신이 왜 실종신고가 된 것인지에 대해서도 알아봐야 할 지경에 놓였다.
문제는 누구 하나 미래 상황에 대해 속시원하게 말해주지 않는다는 것. 이는 시청자들이 답답하게 느끼는 부분 중 하나다.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도 좋지만 사이다 없는 고구마는 그저 퍽퍽할 수 밖에 없다.
모든 것이 이제훈과 신민아의 사랑이 밑바탕이 된 상황이라 해도 사건 사고만 자꾸 벌어지니 시청자가 먼저 포기하게 되고, 더 이상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제훈 신민아에게도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사건을 해결한 후 해피엔딩으로 서로의 사랑을 지킬 수 있게 된다 해도, 이렇게까지 험난하고 가혹한 운명이라면 정말 차라리 헤어지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은 생각마저 들게 만든다.
신민아를 지키기 위해 시작된 일이, 빨리 해피엔딩을 만들기 위해 선택한 지름길이 자꾸 막다른 골목으로 이끌고 되돌아 올 수 없는 험난함으로 빠져 들게 만드는 형국이다. 꼬이고 꼬여 수습 불가능한 상황에 놓인 스토리는 곧 드라마의 현실이기도 하다.
단짠단짠의 비중은 현재 '짠내'에 조금 더 치중돼 있다. 과연 10회까지 몰아치고 또 몰아친 '내일 그대와'가 11회부터 통쾌한 운명 개척법에 달달한 이야기를 선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연경 기자
사진= tvN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