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와 김민희가 불륜을 인정했다. 두 사람은 당당했지만, 김민희는 행사 말미에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가 13일 오후 2시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지난해 6월 불륜설이 처음 보도된 후 국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처음이다.
9개월 만에 국내 취재진 앞에 선 두 사람은 그간 연출자와 배우 이상의 관계로 발전했다는 보도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홍상수가 먼저 마이크를 잡고 "저희는 사랑하는 사이입니다. 이런 얘기를 해야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서 대응하지 않았다. 개인적인 일이고, 시간이 지나다보니깐 다 아시는 것처럼 얘기하길래 더 이상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여기 나오는 게 고민이 됐다. 보도 때문에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있었는데 근데 뭐 외국에서도 만나는데 한국에서 안 만나기도 그렇고, 정상적으로 영화 만들었으니깐 기자분들을 만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저희가 책임져야할 부분이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김민희는 "저희는 진심을 다해서 만나고 사랑하고 있습니다"며 "그냥 저에게 놓여진 다가올 상황이나 놓여진 상황을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의 사이에 대해 얘기할 땐 당당했지만 언론시사회 말미에 마지막 인사를 하면서 울컥하는 모습이었다. 김민희는 "제가 정말 보고싶은 영화를 본 것 같은 기분입니다.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합니다"라고 말을 이어가다가 잠시 울컥했다. 이어 서둘러 마무리 인사를 했다.
이날 홍상수는 시종일관 당당했다. 그는 "법에 저촉된 의견이 아니면 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해야된다고 생각한다. 저도 남들과 똑같은 대우를 받고 싶다"면서 최근 보도된 두 사람의 보도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가 두 번째 함께한 이 영화는 유부남 감독을 사랑한 여배우의 이야기가 기둥 줄거리다. 영화는 크게 1,2부로 나뉘었다. 1부에선 김민희(영희)가 유부남 감독을 사랑한다는 내용을 그리고, 2부에선 그 사랑의 본질에 대한 고민을 하는 내용을 본격적으로 담았다.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 있는지에 대한 고찰, 사랑에 대한 욕망 등을 함께 그렸다. 유부남과의 불륜 때문에 대본이 들어오지 않을까봐 걱정하는 여배우의 고민도 담겼다. 2부의 핵심은 김민희의 취중 신. 유부남 감독 캐릭터를 맡은 문성근이 김민희에게 "예쁘고 좋은 배우다. 아까운 배우다"라고 하면서 사랑에 대해 후회한다는 대목의 말을 연거푸 했다. 이에 김민희(영희)는 신경질적으로 화를 내며 감정을 쏟아냈다. 자전적 얘기를 많이 담아내는 것으로 유명한 홍상수 감독이 직접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는 점에서 어디까지가 실제 이야기이고 속마음인지 관심이 모아졌다. 스토리 자체 만으로도 개봉 후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23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김연지 기자 kim.yeonji@joins.com 사진=김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