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20일 한국에서 개막하는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이 새로운 역사를 쓸 무대다. 상대가 결정됐다. A조에서 아르헨티나-잉글랜드-기니와 조별예선을 치른다. 이제 신태용 감독(47)이 이끄는 U-20 대표팀의 진정한 도전이 시작되는 것이다.
4강 영광을 누린 두 번의 경험이 있다.
1983년 멕시코 U-20 월드컵이 첫 번째다. 박종환(79)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기적을 일궈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스코틀랜드에 0-2로 패한 뒤 2, 3차전에서 멕시코와 호주를 격파한 한국은 8강에서 우루과이마저 넘으며 4강에 진출했다. 4강에서 브라질의 벽에 멈췄지만 한국 축구 위상을 높이는 데 모자람이 없었다. 대표팀 선수들은 국민적 영웅으로 등극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이 두 번째다.
거스 히딩크(71) 감독이 지휘한 개최국 한국은 조별예선에서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을 꺾는 등 파란을 일으키며 16강에 진출했다. 이어 이탈리아, 스페인 등 우승후보를 격파하며 4강에 올랐다.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록이다. 2002 멤버는 슈퍼스타로 거듭나며 한국 축구의 중심으로 자리를 잡았다.
세 번 째 도전은 홈에서 개최하는 만큼 2002년 재현을 꿈꾼다. 차범근(64) U-20 월드컵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은 "홈에서 치르는 대회다. 조별예선만 통과를 한다면 2002년 처럼 4강 신화를 재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4강 신화를 작성한 두 번의 역사에 공통점이 있다. '영웅의 등장'이다. 1983년 김종부(52·경남 FC 감독)와 신연호(53·단국대 감독)라는 '영혼의 공격수 듀오'가 탄생했다. 김종부는 2골을 넣으면서 한국 공격을 이끌었다. 신연호는 3골을 기록했다. 특히 신연호는 우루과이와 8강전에서 1-1로 맞서던 연장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한국을 4강에 올려놨다.
2002년에도 '영혼의 듀오'가 존재했다. 많은 선수 중 공격과 수비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친 박지성(36·은퇴)과 이영표(41·KBS 해설위원)다. 박지성이 포르투갈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히딩크 감독에 안기는 모습은 명장면으로 꼽힌다. 이영표 앞에서는 세계적 선수도 힘을 내지 못했다. 이들은 한국 축구의 상징이 됐다.
이번 U-20 월드컵에는 예고된 영웅이 있다. '바르셀로나 영혼의 듀오' 백승호(20)와 이승우(19)다.
세계 최고 클럽인 바르셀로나에서 경쟁력을 쌓았고, 신태용팀에 합류한 뒤에도 핵심 역할을 해냈다. 세 번째 4강은 이들의 발에 달린 셈이다. 차범근 부위원장도 "이승우는 스타성이 있다. 백승호도 경쟁력이 있다. 월드컵이라는 큰 대회에서 잠재력을 폭발시킬 것"이라고 확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