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의 신호탄일까. 김경문 NC 감독이 남은 시범경기에서 베테랑 이호준을 기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김경문 감독은 2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현재 전력으로 남은 시범경기를 마무리 할 예정"이라며 "이호준은 고양에서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시범경기엔 나서지 않는다. 당분간, 시즌 초까지 기용은 없다. 지명타자는 모창민이 맡는다. 최근 타격 컨디션이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박민우를 대신해 지석훈이 2루를 지킨다. 이상호와 역할 분담을 할 것으로 본다. 이상호의 컨디션이 매우 좋다. 스프링캠프에서 몸을 잘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NC의 세대교체 바람은 스프링캠프에서 불기 시작했다. 김경문 감독은 이번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베테랑 선수들을 대거 제외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이호준을 비롯해 이종욱과 손시헌·조영훈·김종호·지석훈 등 30대 중반 이상의 선수가 대상이었다. 캠프를 위해 미국으로 떠난 53명 가운데 30대 선수는 6명 뿐이었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3년 재계약 성공한 김 감독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팀 전력을 구축하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
시범경기가 시작되자 지석훈과 손시헌이 마산으로 내려왔다. 손시헌은 내야 수비 안정을 위해, 지석훈은 햄스트링 경직 부상을 당한 박민우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 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이번 캠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2년차 내야수 도태훈이 시범경기 두 개의 실책을 저지른 뒤 흔들리자 베테랑의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호준과 이종욱·조영훈·김종호는 여전히 고양에 머물고 있다. 김 감독은 남은 시범경기에서 베테랑 대신 신예들에게 출장 기회를 줄 예정이다.
김경문 감독이 직접 언급한 건 이호준 한 명 뿐이지만, 고양에 있는 다른 베테랑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NC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외야 주전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우익수 나성범을 제외하고, 나머지 두 자리는 김성욱과 김준완·권희동 윤병호가 김 감독의 눈에 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세 시즌 동안 주전으로 활약한 이종욱과 김종호의 자리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대타 요원 조영훈은 한 방 능력이 있지만, 여전히 정확성에서 약점을 보이고 있다.
NC는 지난해 베테랑 투수 손민한과 이혜천이 현역에서 은퇴하면서 세대교체가 진행됐다. 30대 중반의 김진성과 임창민이 투수 최고참을 맡고 있다. 이재학과 최금강·구창모·이민호 등 주력 투수 대부분이 20대로 채워졌다. 올해는 야수 차례다. 김경문 감독의 시범경기 야수 운용에서 세대교체 의지를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