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해도 기본 '3만 명'은 끌어 모았던 홍상수 감독이다. 19편의 작품 중 화제성은 어느 때와 비교할 수도 없지만 흥행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홍상수 감독의 19번째 장편 영화이자 김민희와 두 번째 호흡을 맞춘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홍상수 감독)'는 오전 7시20분 기준 실시간 예매율 0.8%를 기록하고 있다.
전체 예매율 순위는 12위. 30위에 머물렀던 것에 비해서는 빠르게 치고 올라 섰지만, 개봉 하루 전 예매율로 보기에는 굉장히 저조한 수치가 아닐 수 없다. 현재까지 누적 예매 관객수는 1027명이다.
물론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저예산 영화로 분류되고, 일반적인 상업영화와 비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시사회를 진행하고, 간담회까지 참석해 불륜 사실을 인정한 만큼 영화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상당했다.
홍상수 감독 최고 흥행작은 2004년 개봉해 28만4872명을 끌어모은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다. 때문에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역대급 '불륜 고백'을 등에 업고 이 수치를 뛰어 넘을 수 있을지 지속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예상 외로 대중은 차갑고 냉정한 상황. '왜 돈까지 주고 봐야 하냐'며 자체 보이콧을 하는 관객들이 대다수인데다가,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좋아했던 일부 매니아 층 관객들도 실망감을 표출, '일단 이번 영화는 절대 보지 않겠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모든 영화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최근 맥스무비연구소는 홍상수 감독 영화를 예매한 경험이 있는 관객 130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리고 전체의 74%가 '감독의 사생활 이슈는 영화를 선택하고 관람하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들은 '신작을 극장에서 관람하겠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니까 본다 ''베를린 여우주연상 수상자 김민희의 연기가 기대된다' '현실적인 이야기를 소재로 했다는데 직접 확인하고 싶다' '정재영·권해효 등 좋아하는 배우들이 나온다' 등 다양한 의견도 전했다는 설명이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사랑할 수 없지만 사랑하고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홍상수 감독은 예술이라는 명목 아래 "영화는 영화로 봐 달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김민희는 "누군가는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불륜 커플의 바람이 통할지 지켜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