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코너' 새 주인에 따라 타선 전체의 공격력이 좌우된다. 지난해 나란히 8-10위에 머문 롯데·삼성·kt 얘기다.
3루수는 공격과 수비 능력을 두루 겸비해야하는 포지션이다. '핫 코너'라는 별칭처럼 빠르고 강한 타구가 많이 날아온다. 내야에서 가장 먼 거리를 송구해야 하고, 짧은 타구에 대응하는 순발력도 필요하다. 여기에 1루수와 함께 내야에서 강타자들이 맡은 포지션이다.
지난해 최하위권에 빠졌던 세 팀은 아직 주전 3루수를 찾지 못했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좁혀진 후보군이 시범경기를 통해 경쟁 중이다. 시즌 초반에도 이런 구도가 이어질 전망이다.
8위 롯데의 상황이 가장 엄중하다. 지난해 대체 선수보다 6.07승을 더 올렸던 황재균(샌프란시스코)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 현재 4명이 주전 물망에 올라 있다. 원래 이 자리는 오승택이 유력했다. 하지만 이대호의 영입으로 자리를 잃은 김상호, 새 외국인 타자 앤디 번즈의 영입으로 밀린 2루수 정훈, 주전 유격수 수성이 불투명한 문규현이 경쟁에 가세했다.
시범경기에서 차례로 선발 기회를 얻었다. 오승택이 앞서는 형국이다. 장점인 타격 능력이 돋보인다. 9경기에서 타율 0.391(23타수 9안타)·1홈런·6타점을 기록했다. 유격수 시절보다 체중을 늘려 통해 장타 생산 향상을 노렸다. 홈런 1개, 2루타 2개를 기록했다. 송구 능력만 보완하면 '붙박이'로 손색이 없다. 하위 타선에 무게감과 기동력을 더해줄 선수다.
삼성은 2015년까지 3루수 걱정이 없었다. 박석민이 있었다. 하지만 2015년 시즌 뒤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은 그가 NC로 이적하며 고민이 생겼다. 지난해는 외인 타자 아롬 발디리스를 대안으로 삼았지만 실패했다. 시즌 내내 부상에 시달렸다.
올해는 '합리적 투자'로 3루수 공백을 메우려 했다. 지난해 11월 계약 기간 4년, 총액 27억원에 FA 이원석을 영입했다. 수준급 타격 능력과 멍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하지만 최근 4시즌 동안 군 복무 등으로 주전으로 뛰지 못했다.
시범경기에선 존재감이 있다. 이원석은 23일까지 선발 출장한 5경기에서 모두 3루수로 나섰다. 22타석에서 18타수 7안타, 타율 0.389을 기록하며 좋은 타격감을 선보였다. 중심 타선을 뒷받침하는 6번 타자로 제격이라는 평가. 장타력도 갖췄다. 2013년 기록한 10홈런 중 9개를 잠실구장에서 생산했다. 23일 두산전에서 시범경기 첫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내구성이 떨어지는 경쟁자 조동찬보다 앞서 있다. '알짜 영입'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kt는 공격력만큼은 다른 팀에 뒤지지 않는 팀이다. 지난해 앤디 마르테가 맡았던 3루수 자리엔 심우준이 가장 자주 기용되고 있다. 지난해 역할은 백업 유격수였다. 심우준은 8경기에서 타율 0.385(28타수 10안타)를 기록했다.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으면서 타석에서도 자신감이 커졌다는 평가.
정현과 김사연은 타격 능력으로 어필한다. 2013년 드래프트 1라운드에 삼성 유니폼을 입은 정현은 이듬해 신생구단 특별 지명으로 kt로 이적했다. 지난 2년은 상무에서 군 복무를 하며 실전 경험을 쌓았다. 시범경기에선 홈런 1개를 신고했다. 2014년 퓨처스리그 타격왕 출신 김사연도 가세했다. 외야수에서 내야수로 전환했다. 고교 시절엔 3루수를 맡았다. 지난 2시즌 동안 부상으로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공격력과 파이팅만큼은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