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와 스플릿계약을 맺고 스프링캠프에 초청된 황재균(30)은 연일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그는 26일 샌프란시스코의 동료와 코치가 뽑는 올해의 스프링캠프 신인상인 '2017 바니 뉴전트 어워드' 수상자로 선정됐다. 잠시 후 열린 샌디에이고전에선 1루수 대수비로 교체 출장해 9회 말 무사 만루에서 끝내기 안타로 수상을 자축했다.
그는 타율 0.308에 4홈런, 11타점으로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또 동료들의 신임까지 얻고 있는 모습이다. 해외 진출 전 영어 공부를 하는 등 하나씩 놓인 장벽을 제거하고 있다. 브루스 보치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선수들은 그를 사랑한다. 황재균은 매일 일찍 경기장에 나와 1루수와 좌익수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황재균의 올 시즌 시작은 메이저리그가 아닌 마이너리그가 유력해 보인다. 샌프란시스코 지역지 '더 머큐리 뉴스'는 26일 경기 후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황재균이 기량을 더 갈고 닦을 수 있도록 트리플 A에서 시즌을 시작하도록 요청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이 매체는 '샌프란시스코는 주전인 에두아르두 누네스를 포함해 백업 자리 코너 길라스피와 애런 힐이 버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황재균의 주포지션인 3루수에 이미 자리잡고 있는 경쟁자가 많다.
황재균도 이를 알고 있다. 그래서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각 구단 스카우트를 초청해 가진 쇼케이스 당시에도 3루수 뿐만 아니라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개인 훈련 때 외야 글러브까지 챙겨갔다.
다만 황재균은 샌프란시스코가 마이너리그행을 통보할 시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지역지는 '황재균은 마이너리그에 내려갔을 때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조항이 계약 내용에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황재균이 '트리플 A에서 자신의 진가를 입증하겠다'는 암시를 했다고 전했다.
황재균은 이날 경기 후 "솔직하게 내가 이번 캠프에서 팬들과 팀 동료들, 그리고 코칭스태프에 보여준 것은 홈런이 전부다"며 "하지만 나는 보여줄 게 더 많다. 만약 내가 트리플 A로 보내진다면 좌익수 수비 훈련을 정말로 열심히 하겠다. 수비와 주루 등 모든 부분에서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했던 것들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황재균은 "(트리플 A에서) 매일 경기한다면 더 많은 것을 보여주는 데 확실히 도움이 될 것이다"며 "여전히 배우는 자세로 나선다. 스트라이크존 차이에도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