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농구(KBL)는 28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 크리스탈 볼룸에서 2016~2017시즌 KCC 프로농구 미디어데이 행사를 실시했다. 어느샌가 각 종목 미디어데이에서 빠질 수 없는 코너가 된 숫자 토크가 6강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도 등장했다. '봄 농구' 정상을 가리기에 앞서 이날 한 자리에 모인 각 팀 감독과 선수들은 봄 농구에 대한 열망을 한없이 짧은 6글자에 꾹꾹 눌러 담았다.
▲ KGC인삼공사, 통합 우승 향한 의욕
정규 리그 우승팀 안양 KGC인삼공사 김승기(45) 감독의 6글자는 "통합우승시작"이었다. 김 감독은 앞서 출사표에서도 "정규 리그 우승을 했지만 마지막까지 치른 경기력을 보면 통합 우승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며 "통합 챔피언까지 올라가서 또 한 번 영광을 누리겠다"고 다짐했다. 대표 선수로 함께 나선 오세근(30)도 "절대방심금물"이라는 각오로 정규 리그 1위에 이어 통합 우승까지 달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오리온, 디펜딩 챔피언의 여유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팀인 고양 오리온은 '디펜딩 챔피언'의 여유가 묻어났다. 추일승(54) 감독은 "작년처럼계속"이라는 말로 2연패의 의지를 보였고, 이승현(25)도 "누가오든말든"이라는 6글자로 챔피언의 위상을 과시하는 동시에 도전자들의 기를 죽였다.
▲ 삼성, 책임감과 오기
서울 삼성 이상민(45) 감독은 "삼성명가재건"을 캐치프레이즈로 삼아 책임감을 강조했다. 반면 김태술은 "123641"이라는 다소 알쏭달쏭한 숫자를 내놔 호기심을 유발했다. 김태술은 "1-2-3은 삼성의 정규 리그 순위고, 그 다음은 6강부터 4강을 거쳐 최종적으로 1위에 오르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시즌 중반까지 선두를 달리다가 뒷심 부족으로 우승을 놓친 삼성의 오기였다.
▲ 모비스, '우승 베테랑'의 관록
오리온 못지않게 여유가 넘쳐 났던 팀은 울산 모비스였다. '우승 장인'으로 불리는 만수 유재학(54) 감독은 "두유노후위아"라는 말로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너희들 우리가 누군지 아느냐"라는 짧지만 강렬한 한마디에 담긴 우승 베테랑의 관록이었다. 양동근(36)도 "말이필요하냐"는 한마디로 유 감독의 자신감을 뒷받침했다.
▲ 동부, 패기와 경험
원주 동부는 허웅(24)이 "내가보여줄게"라는 6글자 출사표로 당찬 도전장을 내밀었다. 허웅은 앞서 모비스와 6강 플레이오프가 몇차전까지 갈 것 같냐는 질문에 당당히 3차전을 예상하며 "홈경기에서 이기고 쉰 다음에 다음을 준비하겠다"는 패기 넘치는 답변을 내놓은 바 있다. 김영만(45) 감독은 "후회없이하자"고 다짐했다. 앞서 허무하게 끝났던 봄 농구의 악몽을 지우고 후회 없는 경기를 하겠다는 각오다.
▲ 전자랜드, 또 한 번 드라마를 꿈꾼다
인천 전자랜드 유도훈(50) 감독이 꼽은 6글자는 간단하면서 명쾌했다. "드라마를쓰자." 전자랜드는 2014~2015시즌 플레이오프에서 감동의 드라마를 쓴 팀이다. 당시 6위로 6강 플레이오프에 올라간 전자랜드는 3위 서울 SK를 스윕으로 제압하며 4강에 진출, 동부와 5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아쉽게 패했다. 유 감독은 "이번 시즌에는 4강 플레이오프보다 더 높은 곳을 목표로 드라마를 쓰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찬희(30)도 "첫제물은삼성"이라는 말로, 우선 6강 플레이오프 상대인 삼성을 꺾고 올라가겠다고 힘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