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활약 중인 한국인 선수는 오승환(세인트루이스) 류현진(LA다저스) 추신수(텍사스) 강정호(피츠버그) 박병호(미네소타) 김현수(볼티모어) 황재균(샌프란시스코) 최지만(뉴욕 양키스) 등 8명이다.
얼마 전까지 오승환만 확실하게 자리가 보전됐다. 오승환은 미국 진출 첫 시즌인 지난해 76경기에 나와 79⅔이닝에서 6승 3패 14홀드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를 기록했다. 현지 언론이 평가하는 구원투수 부문에서 늘 상위권에 이름이 올라있다. 세인트루이스는 27일 일찌감치 개막 25인 로스터를 발표했고, 당연히 오승환이 포함됐다. 다만 지난해 필승조로 시작한 그는 올 시즌 붙박이 마무리를 맡는다. 부상 복귀 후 입지가 안갯 속이었던 류현진은 5선발을 확정했다. 네 차례 시범경기에서 14이닝을 던지며 몸 상태에 이상이 없음을 입증했고, 최고 스피드도 시속 140㎞ 후반까지 끌어올렸다. 2014년과 2015년, 각각 14승씩 올린 그는 3년 만에 선발진에 재진입했다. 빅리그 로스터 진입에 도전하는 박병호와 황재균은 시범경기에서 '반전 드라마'를 쓰고 있다.
박병호는 지난해 12홈런을 때렸으나 타율(0.191)과 삼진(80개·타석당 0.33개)에서 보여지듯 정확도가 떨어졌다. 부상까지 겹쳐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그는 지난 2월초 양도선수로 메이저리그 로스터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비시즌 타격폼을 바꾼 박병호는 시범경기 타율 0.356에 팀내 홈런 1위(4개), 타점 2위(9개)에 올라있다. 지난해 시속 95마일(약 153㎞) 이상의 빠른 공을 맞아선 타율 0.050(20타수 1안타)에 그쳤으나, 올 시범경기에선 대처 능력이 좋아졌다. 미네소타는 주전 1루수와 지명타자를 조 마우어가 맡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 백업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하던 케니 바르가스는 오른발 부상에 시범경기 성적(15타수 1안타)도 박병호에 한참 못 미친다.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MLB.com)은 28일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개막전 지명타자 출전이 거의 확정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와 스플릿계약을 맺고 초청선수로 스프링캠프에 참가 중인 황재균은 화력 시위 중이다. 28일 신시내티전에서 시범경기 5호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4타점을 터뜨렸다. 3경기 연속 안타. 대부분 교체 선수로 출장해 적은 기회에도 불구하고 타율 0.349(43타수 15안타), 5홈런, 15타점을 기록 중이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매체 '더 머큐리 뉴스'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황재균이 기량을 더 갈고 닦을 수 있도록 선수 측에 트리플A 새크라멘토에서 시즌을 시작하도록 요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황재균의 주 포지션인 3루수엔 주전 에두아르도 누네스(38타수 9안타)가 있고, 백업으로 코너 길라스피(33타수 11안타)가 있다. 둘 모두 메이저리그 커리어가 있어 먼저 기회가 주어지겠지만, 황재균은 시범경기에서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김현수는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극심한 부진으로 마이너리그행 요청까지 받았으나 올해는 타율 0.255(51타수 13안타)로 좋아졌다. 시범경기에서도 적용된 플래툰 시스템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지난해 4차례나 부상자 명단에 오른 추신수는 타율 0.171로 부진하다. 음주운전으로 미국 취업비자 발급을 거부당한 강정호는 팀 합류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태다. 뉴욕 양키스 초청선수 신분인 최지만은 타율 0.200(30타수 6안타)로 경쟁을 뚫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