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막을 내린 KBS 2TV 수목극 '김과장'이 끝까지 안방극장에 시원한 사이다를 선사했다. 마지막이라고 해서 허투루 한 바 없었다. 시국을 정조준한 대사와 통쾌한 권선징악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뻥 뚫리게 만들었다.
특히 마지막회에서 눈길을 끈 것은 최순실 사태 패러디다. 검찰 조사를 받던 박영규(박현도)는 취재진 앞에 서서 "여기는 민주주의 검찰이 아니다. 자백을 강요하고 있다"고 외쳤다. 이를 보던 청소아주머니 황영희(엄금심)의 반응은 바로 "염병하네". 국민들에게 현실 사이다를 선사했던 바로 그 사건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웃지 못할 명언을 빗댄 상황도 펼쳐졌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97년 재산 은닉과 비자금 조성 혐의로 2205억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았으나 "내 전 재산은 29만원이다"라는 명언을 남기며 지금껏 추징금을 내지 않았다. 극 중 박영규의 비자금을 경리부 예비비로 돌린 후 남은 돈 또한 29만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례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으로, 현실과는 달리 비자금을 빼앗긴 박영규의 모습으로 안방극장에 카타르시스를 선물했다.
또한 남궁민(김성룡)은 원래 자신의 자리인 나이트 경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나이트 직원들에게 "삥땅에도 도가 있다. 약자의 돈은 건들지 않는다"고 가르쳤다. 시청자들이 원한 바로 그 메시지였다.
'김과장'엔 그 흔한 러브라인도 없다. 대신 답답한 시국 더 답답한 시청자의 마음을 위로해줄 사이다가 있었다. 매주 수, 목요일 밤은 현실에선 이루지 못할 권선징악으로 힐링하는 시간이었다. 뻔한 권선징악 결말도 누구 하나 비난하는 이 없었다. '김과장'은, 아니 현실도 당연히 이래야만 했기 때문이다.
'김과장' 후속으로 오는 4월 5일부터는 권상우, 최강희 주연의 '추리의 여왕'이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