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한화 감독은 5일 대전 NC전이 우천 순연되기 전 배영수(36)를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배영수는 전날 경기에 선발 등판해 드라마 같은 승리를 만들었다. 2015년 11월 일본 요코하마에서 오른팔꿈치 수술을 받았던 그는 549일 만의 복귀전에서 NC 타선을 6이닝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챙겼다. 무려 604일 만에 거둔 선발승이었다.
왕년의 불같은 강속구는 없었다. 투구 수 93개를 기록한 배영수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1km에 불과했다. 시종일관 130km 후반대 구속이 찍혔다. 하지만 NC 타자들은 배영수의 공을 쉽게 건드리지 못했다. 24명의 타자를 맞아 피안타는 3개뿐. 0-0으로 맞선 2회 2사 만루 위기에선 김태군을 5구째 3루수 땅볼로 유도해 이닝을 끝냈다. 결정구로 던진 5구째는 시속 135km의 직구였다. 6-0으로 앞선 5회 2사 1·3루에선 김성욱을 상대로 헛스윙 삼진을 뽑아냈다. 이번에는 결정구로 시속 128km 슬라이더를 택했다.
절묘한 완급 조절 앞에 NC 타자들은 속수무책이었다. 김 감독은 "이상군 투수코치 말로는 경기 전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했었다"며 "싸울 줄 알더라. 볼을 잘 이용했다. 타자가 볼을 치게 하더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컨트롤이 있으니까 자기가 던지고 싶은 쪽으로 공을 던지더라. 아무래도 (시즌 첫 등판이라) 긴장감은 있었지만 교과서적인 피칭을 했다"고 말했다.
베테랑 배영수가 성공적으로 시즌 첫 등판을 마치면서 선발진에 숨통이 트였다. 외국인 듀오 알렉시 오간도와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에 이어 송은범과 배영수가 로테이션을 소화하면서 생각대로 마운드가 돌아갔다.
김 감독은 "선발이 앞에서 던져 주면 뒤에 나오는 불펜 투수가 휴식할 수 있다. 작년에는 선발 1~2명으로 했다"고 달라진 사정을 전했다. 이어 경쟁 구도가 잡힌 5선발에 대해선 "안영명은 선발과 중간이 모두 가능한 투수지만 이태양은 선발만 가능하다"며 확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