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높이(555m)의 롯데월드타워에서 각종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타워 전망대(서울 스카이) 전용 엘리베이터가 멈춘 데 이어 최근 120층 야외 테라스의 출입문이 고장나 관람객이 갇히는 사고가 벌어졌다. 지난 3일 공식 개장 전후로 잇따라 안전사고가 발생하면서 롯데월드타워의 안전 점검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개장 5일 만에 또 '고장'
9일 롯데월드타워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7시13분쯤 120층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야외 테라스 전망 공간의 출입문 잠금장치가 고장 났다.
이 일로 야외 테라스 전망 공간에 나갔던 관람객 30여 명이 다시 내부로 들어오지 못한 채 약 13분 동안 바깥쪽에 갇혔다.
고장이 났던 출입문은 이날 오후 7시34분쯤 정상화됐다. 관람객들 중에 다친 사람은 없었으나 고층이기에 일부는 불안에 떤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롯데월드타워 측은 "고층이고 내·외부의 온도 차이가 있어서 문이 잘 안 열릴 때가 있다"는 다소 황당하고도 궁색한 변명을 내놓았다.
앞서 지난달 19일 오후 5시15분에는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인 서울스카이 전용 엘리베이터 '스카이셔틀'이 25분간 멈추는 고장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엘리베이터 안에는 39명의 승객이 있었다. 이들은 정식 개장을 앞두고 열린 초청 행사에 참석한 임직원 가족들로, 시설 관리 직원들에 의해 약 25분 만에 구조됐다.
롯데월드타워 측은 해당 사고가 '안전장치 오작동'으로 발생한 것을 확인, 당초 지난달 22일 예정됐던 전망대 오픈을 연기한 뒤 관련 안전 점검을 거쳐 지난 3일 공식 개장했다.
끊이지 않는 안전사고
롯데월드타워의 안전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0년 11월 첫 삽을 뜬 이래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2013년 6월 롯데월드타워 공사 현장 43층에서 자동상승발판 거푸집 장비가 무너지는 사고로 인부 1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을 당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거푸집 해체 작업 중 철제 쇠파이프가 약 50m 아래 지상으로 추락하면서 이곳을 지나던 행인이 다치기도 했다.
또 2014년 2월에는 47층 용접기 보관함에서도 화재가 발생해 건설자재 일부가 소실됐으며, 4월 배관 설비 작업 중에 폭발로 근로자 1명이 사망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콘서트홀 공사장 인부가 추락해 사망했다.
이뿐 아니다. 롯데월드타워를 찾은 관람객이 부상을 당하는 사고도 다수 발생했다.
2014년 10월 임시 개장한 롯데월드몰 영화관의 진동과 아쿠아리움(수족관)의 누수 등으로 관람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당시 롯데월드타워는 5개월간 임시 영업이 중단됐다.
또 2014년 12월과 2015년 2월에는 멀쩡하던 쇼핑몰 문이 갑자기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해 고객 2명이 부상을 입었다.
인근 지형 문제도 논란이 됐다. 송파구 인근 싱크홀(지반침하) 발생과 석촌호수 수위 저하가 원인이었다. 석촌호수 수위 저하는 롯데월드타워의 공사 이전에도 자연 증발하는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있을 것이라고 지자체와 롯데는 분석했지만 시민들의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신동빈 안전 강조 '무색'… 시민들은 '불안'
잊을 만하면 터지는 각종 안전사고에 롯데는 관리 부실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2015년 3월에 열린 '롯데월드타워 100층 돌파 기념식'에서 "각종 안전 문제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앞으로 안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개선된 점이 없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롯데월드타워가 공식 개장 이후에도 안전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며 "'사고타워'라는 오명을 당분간 씻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월드타워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불안감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경기도 성남에 사는 함유선(34·여)씨는 "롯데월드타워가 멋있기는 하지만 행여나 또다시 사고가 발생할지 몰라 직접 가 보기는 무섭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직장인 소재용(28)씨도 "롯데월드타워 꼭대기에 올라가 보고 싶은 호기심은 들지만 엘리베이터에 갇힐까 봐 겁이 난다"고 말했다.
네티즌 역시 "공사할 때도 사고가 많았던 곳인데 솔직히 불안하다" "큰 사고 한 번 나겠네" "아쿠아리움도 그렇고 뭔가 개장 때부터 계속 삐걱대는 게 불안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롯데월드타워 측은 '사고타워'라는 인식 확산을 막고 '안전타워'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