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 2017 K리그 클래식(1부리그) 5라운드 경기가 열린 지난 8일 광주·평창·상암·수원에서 4번의 무승부가 쏟아졌다. 그야말로 바이러스에라도 걸린 듯이 4경기가 모두 무승부로 끝나는 기묘한 상황이 연출되면서 각 팀의 순위 변화도 숨가쁘게 움직였다.
이번 라운드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모은 건 역시 제주 유나이티드와 전북 현대의 선두 다툼 결과였다.
승점 동률에 다득점 1골 차로 1, 2위를 달리고 있는 두 팀은 5라운드서 각각 FC 서울과 강원 FC 원정에 나섰다. 하지만 제주는 서울과 득점 없이 비겼고, 전북도 강원과 1-1로 비기면서 순위 변화 없이 5라운드를 마쳤다. 무승부라는 결과는 같아지만 두 사령탑의 반응은 조금 달랐다.
조성환(47) 제주 감독은 "주력 선수들이 빠졌고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던 걸 감안하면 승점 1점에 만족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선제골을 넣고 리드하다 막판 페널티킥 동점골을 허용한 최강희(58) 전북 감독은 "무승부는 양팀 모두에게 만족할 수 없는 결과"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무승부가 아쉬운 건 수원 삼성 역시 마찬가지다. 수원은 같은 날 열린 경기서 상주 상무와 0-0 무승부를 거두며 5경기 연속 무승(4무1패)로 또다시 첫 승에 실패했다. 이날 승점 1점씩 나눠가지면서 군팀 상주가 2승2무1패(승점8)로 4위를 지킨 반면 수원은 10위를 맴돌았다.
'명가'의 이름에 걸맞지 않은 무승부에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야유를 쏟아냈다. 서정원(47) 수원 감독은 "승리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비판받아야 한다"며 씁쓸하게 부진을 인정했다.
울산 현대와 광주 FC의 경기도 한 골씩 주고 받은 끝에 1-1 무승부로 끝났다. 울산은 후반 25분 코너킥 상황에서 이기제(26)가 올려준 공을 김치곤(34)이 머리로 받아 선제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후반 40분 조성준(27)에게 동점골을 내줘 눈앞에서 승리를 놓쳤다.
'한 라운드 전 경기 무승부'의 위기를 막은 건 포항 스틸러스와 대구 FC였다. 홈 개막전부터 4경기 연속 무패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포항은 안방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2-0으로 완파하며 무승부에 지친 축구팬들에게 시원한 승리를 선사했다. 전반 45분 룰리냐(27)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한 포항은 후반 33분 김용환(24)의 자책골을 더해 승리를 완성했다. 이날 승리로 포항은 선두권에 불과 승점 1점 차로 뒤진 3위를 지키며 '명가의 부활'을 예고했다.
대구도 전남 드래곤즈를 제물로 시즌 첫 승을 챙기며 지난 라운드 11위에서 단숨에 7위까지 뛰어올랐다. 신창무(25)와 레오(31)의 연속골로 2-1 승리를 거둔 대구는 2013년 11월 17일 제주전 승리 이후 1240일 만에 클래식 승리라는 기쁨을 안았다. 반면 전남은 5연패에 빠지며 리그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