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기다리던 선발 데뷔전. 그러나 선발로 나서자마자 부상이 찾아왔다. 프랑스 리그1에서 뛰고 있는 권창훈(23·디종FCO) 얘기다.
권창훈은 지난 2일(한국시간) 스타드 벨로드롬에서 열린 올림피크 드 마르세유와의 프랑스 리그앙 31라운드 경기에서 이적 후 처음으로 선발 출전, 79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디종은 마르세유와 1-1로 비겼지만 권창훈은 데뷔전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프랑스 현지에서도 지역 언론이 선발 데뷔전을 치른 권창훈의 활약에 큰 관심을 보였다.
오래 기다린 데뷔전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만큼, 다음 경기서도 선발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하지만 열흘 뒤 열린 32라운드 바스티아전에서 권창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결장 이유는 부상이었다. 프랑스 신문 레퀴프는 이날 "권창훈은 마르세유 원정에서 돌아온 후 족저근막염 진단을 받았다"고 보도하며 "보름 정도 결장이 예상된다. 16일 AS모나코 원정 명단에서도 제외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렵게 선발 데뷔전을 치른 권창훈은 물론 리그 19위를 기록하며 강등권에 처져있는 디종에도 좋지 않은 소식이었다.
족저근막염은 지난 해부터 권창훈을 괴롭힌 부상이었다. 수원에서 뛰며 올림픽을 준비하던 권창훈은 6월 족저근막염에 시달렸다. 부상을 안고 출전한 올림픽 본선에는 멕시코전에서 골을 터뜨리는 등 활약했지만 그 때 그 족저근막염이 지금에 와서 다시 권창훈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족저근막염은 당장 수술하지 않을 거라면 휴식과 조심스러운 관리가 필요한 부상이다. 하지만 지금 권창훈의 상황은 수원 시절과 다르다. 시즌 막바지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2주 결장은 치명적이다.
아쉬운 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디종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경우 한동안 멀어졌던 대표팀에 다시 승선할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그러나 공백이 길어지게 되면서 대표팀 승선 가능성도 덩달아 낮아졌다. 디종 이적 후 3개월 만에 겨우 선발로 나섰는데 곧바로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게 된 권창훈의 심정이 쓰라린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