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회 백상예술대상에선 모든 부문이 치열하지만 특히 TV 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상은 절정 그 자체다.
'도깨비' 신드롬을 일으킨 공유·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최우수 후보에 오른 남궁민·20대 중 유일하게 노미네이트된 박보검·원맨쇼에 가까운 연기로 호흡이 긴 24부작을 무사히 이끈 조정석과 '김사부' 한석규까지. 누구 한 명 고르기가 힘들 정도로 이들의 지난 1년의 활약은 대단했다.
백상예술대상은 5월 3일 오후 5시 서울 코엑스 D홀에서 개최된다. JTBC PLUS 일간스포츠가 주최하며 JTBC와 JTBC2에서 생방송된다. (소개는 가나다순)
공유(tvN '도깨비')
캐스팅 단계부터 김은숙 작가는 미리 점찍어 둔 배우가 있다고 했다. 그동안 현빈·이민호 등 출연과 동시에 톱스타 반열에 올려놓은 김은숙표 마법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모두가 궁금해했다. 몇 차례 고민 끝에 공유는 '도깨비'를 골랐다. 로맨틱 코미디를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제 옷을 입은 듯 '도깨비' 속 김신 그 자체였다. 2012년 KBS 2TV '빅' 이후 고른, '도깨비'서 보여 준 그의 모습은 연기력뿐 아니라 음악·광고 등 다양한 업계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
캐릭터의 영향력은 상당했다. 중국발 사드로 인해 한류가 막혔음에도 장벽을 뚫었다. 모두들 중국서 불법으로 '도깨비'를 봐 조회 수가 수십억 뷰를 넘겼다. 현지 전문가 모두 '태양의 후예'보다 높은 수치라 해석한다. 이 기세를 업고 아시아 투어에 나선다. 종영한 지 세 달이 넘었지만 인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남궁민(KBS 2TV '김과장')
지난해 아쉬움을 올해는 달랠 수 있을까. '냄새를 보는 소녀' '리멤버' 등 극악무도한 캐릭터만 잘한다는 인식을 과감히 지웠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근성과 깡, 비상한 두뇌와 돈에 대한 천부적인 감각을 지닌 김성룡을 능청스럽게 소화했다. 한껏 물오른 코믹 연기는 매 순간 웃음을 줬고 나쁜 이들에게 맞서 사건을 해결해 나갈 때는 통쾌함을 줬다. 여유 넘치는 모습은 단번에 '남규만'을 잊게 만들었다. '냄새를 보는 소녀' '리멤버' '미녀 공심이'까지 4연속 흥행 성공이다.
드라마의 흥행 성공에 힘입어 '꽃길'을 걷고 있다. 그의 활약으로 포상 휴가를 받았지만 정작 본인은 떠나지 못했다. 밀린 일정이 많았기 때문. 벌써부터 밀려드는 광고는 남궁민에게 찾아온 제2의 전성기를 확인하게 한다.
박보검(KBS 2TV '구르미 그린 달빛')
'어남택'은 없었다. 한층 성숙해진 그의 매력은 극대화됐다. '응답하라 1988' 이후 차기작에 관심이 쏠렸고 웹툰 원작의 궁중 로맨스를 골랐다. '잘나가는' 여배우들은 모두 박보검의 파트너 물망에 올랐고 김유정과 환상의 호흡을 맞췄다. 한 회 끝날 때마다 박보검의 모습이 나오면 '엔딩 요정'이라 불렸고 시청률이 상승하면 '보검매직'이라고 했다. 신조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놀라운 존재감과 파급력을 자랑했다.
이번 시상식 최우수상 후보에 오른 유일한 20대 배우다. 또한 지난해 KBS '연기대상'서 박신양과 함께 최우수상을 받고 눈물을 펑펑 쏟아 내던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 지난해 송중기·송혜교를 제치고 한국갤럽이 선정한 2016년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인 탤런트 1위에 올랐다.
조정석(SBS '질투의 화신')
지난해 단연 최고의 활약을 보이며 생애 첫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상 후보에 올랐다. 유방암에 걸린 남자 기자라는 쉽지 않은 설정을 특유의 능글맞은 매력을 더해 맛깔나게 소화했다. '건축학개론' 속 납뜩이보다 유쾌했고 '오 나의 귀신님' 속 강선우보다 까칠했다. 그럼에도 모든 게 이해되는 캐릭터였다. '디테일의 장인'이라는 평가를 얻을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고 애드리브인지 대사인지 모를 그의 연기는 완벽했다.
데뷔 후 첫 지상파 미니시리즈 타이틀롤임에도 '원맨쇼'에 가까운 연기를 보여 줬다. 24부작이라는 긴 호흡이었지만 1회부터 마지막 회까지 한결같았다. 지난해 SBS '연기대상'서 최우수상을 받았고 다음은 백상예술대상 차례다.
한석규(SBS '낭만닥터 김사부')
'연기의 신'이라는 말은 과언이 아니다. 휘몰아치는 60분의 전개 속에서 우뚝 중심을 잡아 줬다. 오만 감정이 뒤섞인 연기는 시청자를 집중하게 만들었고 대체 불가한 존재감은 강했다. 부드러운 듯 강한 특유의 발성과 감정은 27년 연기 내공이 담겨 있었다. 연기력에 있어서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다는 평가는 여전했다. 극 중 김사부인 듯 실제로도 많은 배우들이 드라마 종영 후 '한석규 선배는 김사부 같았다'고 말했다.
2011년 SBS '뿌리 깊은 나무'에서 기존의 임금 캐릭터를 깨부수고 '우라질' '지랄하고 자빠졌네' 등의 비속어로 솔직한 임금의 캐릭터를 극에 잘 녹여내며, 연기 대상까지 거머쥐었다. 5년이 지난 2016년 '연기대상'서 또 한 번 대상을 받았다. '한석규 대상= SBS 드라마 출연'이 공식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