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어린 시절에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이 굉장히 부담스러웠다. 어렵지만 (견뎌야 한다) 시간이 흐르면 익숙해질 것이다."
한국 축구의 '레전드' 차범근(64) 20세 이하(U-20) 월드컵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이 백승호(20·바르셀로나 B)·이승우(19·바르셀로나 후베닐 A) 등 U-20 대표팀 후배들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남겼다.
차 부위원장은 17일 경기도 여주 솔모로골프장에서 열린 '2017년 축구인 골프대회'에 참가했다. 이번 대회는 한국프로축구연맹과 전북 현대·FC 서울· 수원 삼성이 주최하고 일간스포츠·스포츠조선·스포츠경향·스포츠동아·스포츠서울·스포츠월드 등 스포츠전문 미디어 6개사가 후원했다.
'예비 스타들의 경연장'으로 통하는 U-20 월드컵은 다음달 20일 한국에서 개막한다. 이 때문에 이날 행사에 참석한 차 부위원장은 물론 허정무(62)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 김호곤(66) 대한축구협회(KFA) 부회장 등 한국 축구 전설들은 입을 모아 후배들의 선전과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응원했다.
차 부위원장은 신태용(47)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이 완성 단계에 다다랐다고 봤다. 그는 "이승우는 통통 튀는 친구다. 그래서 어디로 튈지 몰라 불안했는데 이제는 안정적"이라며 "성숙했다는 뜻이다. 플레이가 안정적이고 축구에 임하는 자세가 성숙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신태용 감독이 잘 하고 있다. 아주 믿음직스럽다"며 신 감독에게 신뢰의 메시지를 던졌다.
김재한(70) KFA 전 부회장도 같은 생각이었다. 김 전 부회장은 "신태용팀은 우리 세대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나기에 월드컵에서 잘 할 것 같다. 최근 평가전을 보니 공격에서 짜임새가 매우 좋았다"고 분석했다. 또 "백승호, 이승우 등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 이외에도 국내에서 뛰는 선수들의 재능도 매우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김호곤 부회장은 하고 싶은 말을 가벼운 농담에 담았다. 김 부회장은 "골프도 축구도 '릴렉스 상태'에서 해야 잘 된다. 지금 마음 편하게 골프를 치니까 이렇게 웃으면서 잘 되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최근 위기에 빠진 슈틸리케팀에 대해서는 우려의 시선이 끊이지 않았다.
울리 슈틸리케(63·독일) 감독이 지휘하는 A대표팀(4승1무2패·승점 13점)은 부진한 경기력을 보이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선두 이란(5승2무·승점 17점)에 이어 조 2위다. 3위 우즈베키스탄(4승3패·승점 12점)에게 불과 승점 1점 차로 쫓기는 상황이라 현재 순위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최종예선은 조 2위까지 월드컵 본선 직행티켓이 주어진다.
2015년 아시안컵(준우승)과 동아시안컵(우승) 당시 단장을 맡은 유대우(65) KFA 부회장은 "구자철, 이청용, 손흥민 등 잘하는 선수, 믿는 선수'들이 잘 해야 하는데 이들이 제 몫을 못하니 팀이 안 살아난다. 아시안컵과 동아시안컵 등 큰 대회는 믿는 선수들이 잘해 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유 부회장은 "벌써 3년 동안 함께 한 팀이다. 잘해 낼 것"이라고 했다. 허정무 부총재는 "대표팀 수석코치로 가게 된 정해성 중앙고 감독은 (향후) 결과가 좋지 않으면 비난을 받을 수 있다"면서 불안한 현 대표팀 상황을 지적했다. 허 부총재는 "(그래도) 정 감독에게 잘 하고 오라고 응원해 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