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생인 샤넌은 올해 스무살이다. 11살 무렵 SBS '스타킹'을 통해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고 한국에서 가수의 꿈을 키운 지 10여년이 되어 간다. 그 세월 동안 샤넌에게 늘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2014년 싱글 '새벽비'로 데뷔했으나 목표한 성과는 이루지 못했다. 외모에만 주목하는 일은 다반사였고, 뜻하지 않은 악플들도 감당해야 했다. 또 걸그룹 틈바구니 속에서 솔로 여가수로 존재감을 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을 터.
"가수로 활동은 했지만 내 색깔이 뭔지 모르겠더라고요. 뭔가를 잃은 느낌이 들었어요. 미래에 내가 어떤 가수가 되어 있을지 그림이 그려지지 않고 혼란스러웠어요. 길을 잃어버린 느낌이었죠."
정체성에 대한 고민에 빠져있을 시기, 때마침 샤넌은 '라스트 찬스'를 만났다. 회사를 통해 SBS 'K팝스타6-더 라스트찬스'(이하 'K팝스타6') 오디션 공고를 접한 것.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샤넌은 용기를 내 마지막 기회를 잡아보기로 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유일한 솔로 퍼포머로 생방송 준결승 무대까지 올랐다.
톱4의 위치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샤넌은 "잘하는 친구들이 올라와서 누가 우승해도 좋을 것 같았어요. 저는 우승에 대한 목표는 애초부터 없었으니까 욕심도, 후회도 없어요"라고 만족해 했다.
-'K팝스타6'를 마친 소감은. "터닝포인트였다. 많이 고민하고 어렵게 선택했는데 그만큼 그 선택이 후회되지 않는다. 나간 게 잘한 선택이었다. 나에게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으니까. 정말 'K팝스타6'가 내 인생 마지막 오디션이다."
-데뷔 후 오디션에 임했던 기분은. "어떻게 보면 반칙일 수도 있고 또 웃기게 보일 수도 있어서 고민이 컸다. 이왕 도전하기로 했으니 열심히 해보자고 마음 먹었다. 가수 아닌 그냥 샤넌이었지, 특혜같은 건 절대 없었다. 참가자들도 나를 연예인으로 안 봤고, 나도 혹여 그런 이미지를 풍길까봐 조심했다. 다들 어울려서 잘 놀았던 것 같다. 시청자 입장에선 어떨지 모르겠는데 자존심 부리지 않고 내 나름대로 배울 게 많다고 생각하고 임했다."
-얻은 게 있다면. "처음에 심사위원들이 '감정 없이 노래하는 기계같다' '억지로 하는 느낌이다' 라는 심사평을 하셨다. 나도 그런 면에 공감한다. 처음 무대를 꾸밀 땐 모든 것을 다 깔끔하게 잘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차 없는 무대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는데 오히려 그게 독이라는 걸 깨달았다. 덜어낼 때 좋은 무대가 나올 수도 있다는 걸 배웠다."
-힘들었던 순간은. "생방송 무대를 어떻게 채워야 할까 부담이 됐다. 솔로 친구들이 있긴 했지만 퍼포먼스를 하는 건 나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룹 퍼포먼스와 비교가 될까봐 걱정이 됐다. 무대가 덜 채워지면 어떻게 할까, 대중이 즐겨줄 수 있을까. 그런 고민들 때문에 힘들었다."
-목표했던 등수가 있었나. "아예 없었다. 어디까지 올라가자고 정해두고 출연한 것이 아니었다. 그냥 나만 생각하고 나왔다. 나만의 색깔을 찾기 위해 나왔기 때문에 누군가와 경쟁하거나, 욕심을 내서 이긴다거나 이런 마음은 없었다."
-회사에서 바란 목표는. "나도 있을 줄 알았는데 없더라. 오히려 사장님도 '어떤 무대를 사람들 기억에 남기느냐가 중요하지 1등이 중요하 게 아니다'고 해주셨다. 또 사장님 마음 속 1등이라고 응원해주셔서 감동했다."
-문자투표가 불공정했다는 지적도 있었는데. "팀과 개인이 섞여 있는 대결이니까 아무래도 그랬던 것 같다. 하지만 나는 투표를 많이 받아서 올라가야겠다는 마음은 아니었으니까 신경쓰지 않았다."
-보이프렌드의 우승은 예감했나. "나뿐만 아니라 다들 보이프렌드가 우승할 거라고 생각했다. 어르신들이 나이 어린 게 좋다고 하지 않나, 그런 말을 보이프렌드 보면서 이해했다. 진짜 옆에서 보니까 너무 즐겁게 놀더라. 우리는 조금 컸다고 무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생각하고 꾸미게 되는데, 보이프렌드는 정말 노는 그대로 무대에서 재미있고 즐겁게 즐긴다. 우승 소식 듣고 축하한다는 말 해줬다."
-현진이가 방송에서 팬이라고 고백을 했는데. "처음에 현진이를 만났는데 나를 보더니 피하고 도망가고 그러더라. 날 싫어하나 싶었는데 생방송 무대까지 오랜 시간 같이 옆에서 보다보니까 귀엽고 또 장난꾸러기더라. 현진이 어머님이 '기상 알람을 네 노래로 해 놓을 정도로 좋아한다'며 첫사랑일거라는 말씀을 해주시기도 했다. 철컹철컹 주의해야 한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