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술남녀' 조연출 PD 사망 논란에 대해 CJ E&M 측이 경찰조사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CJ E&M 관계자는 18일 일간스포츠에 "유가족에게 경찰 혹은 공공기관의 조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자고 했으나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한빛 PD는 '혼술남녀' 마지막 촬영날인 지난해 10월 21일 실종됐고 10월 25일 '무단결근'으로 사측 담당 국장에게 보고됐다. 이 PD가 소지하고 있던 법인카드 회수를 위해 고인의 집에 연락이 되면서 가족들이 실종 사실을 알았고 사망은 10월 26일 확인됐다. 장례식 이후 유가족을 중심으로 '한빛사건의 진상규명과 문제해결을 위한 가족대책팀'이 마련됐고 그해 11월 8일 회사와 면담을 통해 사건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에 대한 조사 및 방법을 논의했다.
유가족 및 대책위원회는 6개월여가 흐른 4월 18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혼술남녀'는 전체 16회 중 절반인 8회분을 사전 촬영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전체 촬영분의 1/4이 제작돼 있던 지난해 8월 12일 촬영·장비·조명 담당 외주업체 및 소속 스태프가 교체되고 8월 27일에서야 촬영이 재개되는 등의 사정으로 실질적인 제작기간이 당초 예상보다 대폭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로 인해 '혼술남녀' 제작환경 및 제작에 참여하는 스태프의 노동환경이 극도로 악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조건에서 이 PD는 장시간 노동과 과도한 업무 부여 등 심각한 노동강도에 시달렸다"며 이 PD의 통신기록 및 카드결제기록과 '혼술남녀' 제작관계자 증언·사측의 답변서 등을 통해 이 PD 사망사건 사실관계를 자체 조사한 결과 '신입사원에 대한 CJ E&M의 사회적 살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대책위는 이번 사건이 "시청률 경쟁에만 혈안이 돼 구성원을 도구화하는 드라마 제작환경과 군대식 조직문화에서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19일부터는 서울 상암동 CJ E&M 앞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하며 28일에는 CJ 본사 앞에서 '고 이한빛 PD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시민 추모제'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