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kt가 나란히 골머리를 앓고 있다. 큰 기대를 걸며 새로 영입한 외국인 타자의 부진 때문이다. 둘 모두 2군에 내려갔다.
삼성 다린 러프(31)와 kt 조니 모넬(31)은 팀 내 외국인 선수 중 몸값이 가장 높다. 올해 외국인 선수를 모두 바꾼 삼성은 러프(110만 달러), 레나도(105만 달러), 페트릭(45만 달러)과 계약했다. 로치(85만 달러), 피어밴드(68만 달러)와 한솥밥을 먹는 모넬(90만 달러)은 kt가 구단 역대 가장 비싼 외국인 선수다.
계약 규모에서 볼 수 있듯 두 구단 모두 기대가 컸다. 러프는 2013년 빅리그에서 14홈런을 때려 낸 경력이 있다. 메이저리그 통산 286경기에서 타율 0.240에 35홈런·96타점을 기록했다. 모넬은 지난 2년간 타율 0.312·42홈런·163타점을 올린 고(故) 앤디 마르테를 대신해 kt가 영입한 선수다.
현재까지 러프와 모넬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러프는 규정타석을 채운 64명 타자 중에 타율 0.150으로 꼴찌다. 홈런 2개에 5타점. 삼진은 21개로 리그 최다 공동 3위다. 외국인 타자에게 가장 기대하는 장타율은 0.250으로 처참한 수준이다. 결국 지난 22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모넬도 사정은 비슷하다. 타율 0.182에 2홈런·6타점에 그친다. 삼진은 17차례 당했다. 득점권 타율은 0.143(7타수 1안타)에 그친다. 시즌 초반에는 주루 플레이 미숙으로 팀 분위기를 다운시킨 적 있다. 급기야 김진욱 감독은 지난 22~23일 홈 한화전 선발 명단에서 모넬을 제외했고 휴식일인 24일 2군으로 내려보냈다.
두 외국인 타자의 부진은 팀 타선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kt는 팀 타율 0.240으로 9위, 삼성은 그보다 낮은 0.237로 10위에 처져 있다. 8위 KIA(0.271)의 팀 타율과도 큰 격차다. 그만큼 두 팀 타선의 페이스가 많이 떨어져 있다.
이럴수록 외국인 타자의 한 방 혹은 영향력이 필요하다. 게다가 두 구단의 외국인 야수 선발은 '공격력'에 방점이 찍혀져 있었다. 수비 능력도 영입에서 중요하게 고려됐던 KIA의 중견수 버나디나, 롯데의 내야수 번즈와 다르다. 삼성은 주력 타자의 잇따른 이탈, kt는 지난해 리그 득점 최하위라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새 외국인 타자를 중심타선에 포진시켜 찬스에서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길 기대했다. 부진에도 삼성과 kt에서 가장 많이 4번 타자로 나선 이가 러프와 모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