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채널 Mnet의 슬로건은 'Music Makes ONE'(음악은 우리를 하나로 만든다)이다. 실상 Mnet이 하는 프로그램 뚜껑을 열어보면 딱 한 마디로 요약 가능하다. "This is competition."(이건 경쟁이야, '언프리티 랩스타3' 中 제시의 말)
CJ E&M 홈페이지에 나온 브랜드 소개에 따르면 Mnet은 글로벌 넘버원 뮤직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음악예능 프로그램과 음악 진정성이 묻어나는 온오프라인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대중들의 반응과는 괴리가 있는 설명이다. 자극적인 편집으로 '악마의 편집'이라는 단어를 탄생시킨 Mnet은 진정성보다는 화제성에 가까운 콘텐츠를 이끌어왔다. 그 중심엔 Mnet표 서바이벌이 있다.
Mnet을 처음 대중에게 알린 프로그램은 2009년 '슈퍼스타K 시즌1'이다. 이승철·이효리·양현석이 심사위원으로 나서 대국민 오디션을 진행했고, 그 결과 서인국이라는 인재를 발굴해 냈다. 당시 '슈퍼스타K'는 케이블 방송의 한계를 뚫고 기적적인 시청률을 내면서 메이저 방송사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MBC '위대한 탄생'·'아나운서 공개채용 신입사원'·KBS 2TV '휴먼 서바이벌 도전자'·SBS '기적의 오디션' 등 전국에 오디션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그때부터 Mnet은 '슈퍼스타K'를 시즌제로 확장했고 새로운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을 다수 론칭했다. 댄서들을 팀으로 나눠 '댄싱9'을 선보였고, '쇼미더머니'로 힙합 열풍을 가져왔다. 비주류였던 힙합을 대세로 끌어올린 Mnet은 '언프리티 랩스타'·'고등래퍼' 등 후속프로그램 또한 서바이벌로 론칭했다. 이밖에도 디제잉은 '헤드라이너'로, 국악은 '판스틸러'로 어떤 장르건 대결이라는 요소를 빼놓지 않았다.
요즘 Mnet은 아이돌그룹 만들기에 푹 빠져있다. 남자 글로벌 아이돌그룹 육성 프로젝트인 '프로듀스 101 시즌2'(이하 '프듀101')으로 매주 금요일 화제를 몰고 있다. 국민프로듀서의 선택으로 101명의 연습생 중 11인의 데뷔 멤버와 팀 이름이 결정되는 연습생 서바이벌이다. '프듀101'의 안준영PD는 시작부터 프로그램 콘셉트를 '경쟁'으로 내세웠다. "누구나 같은 분량으로 방송에 나올 순 없다. 촬영부터 경쟁이라고 연습생들에게 말해뒀다"며 치열한 경쟁사회의 단면을 꼭 찝었다.
동시에 '아이돌 학교'라는 새 프로그램 홍보까지 이어가고 있는데, 지원 자격은 '걸그룹을 꿈꾸는 예쁜 13세 소녀'라고 설명돼 있다. 졸업과 동시에 데뷔의 기회가 주어지는 또 하나의 걸그룹 육성 프로그램이다. 소녀들을 위한 또 하나의 데뷔 전쟁이 예고된 셈이다.
한 방송관계자는 "가장 많은 이슈를 만들기 적합한 프로그램 형식이 오디션이다. 참가자 모집부터 공감대 형성까지 대중들을 쉽게 매료시킬 수 있는 포맷"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수의 선택이 항상 옳은 건 아닌데, 서바이벌을 통해 획일화된 가치관을 심어줄까 우려된다. 또 1등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다른 이들에겐 재미요소로 비춰지는 예능이 된다는 것이 씁쓸하다"고 말했다.
이에 Mnet은 "일반인 오디션을 통해 가수의 꿈을 실현시킨다는 기회를 줄 수 있다는 것이 서바이벌의 장점이다. 또 대중이 서바이벌을 좋아하는 부분도 있다"면서 "서바이벌 외에도 다양한 시도로 음악산업을 확대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