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칸스포츠는 9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일본야구기구(NPB)에 '오타니 룰' 개정과 관련한 제안을 했다"고 보도했다. 포스팅시스템 개정에 관한 논의다. '오타니 룰'인 이유는 메이저리그의 개정 의도가 오타니의 미국 진출과 직접 연관되기 때문이다.
FA(프리에이전트)가 아닌 NPB 선수가 구단 동의 아래 미국에 진출할 경우 포스팅시스템의 적용을 받는다. 메이저리그와 NPB는 1998년 이 제도 도입에 합의했다. 미국 진출을 희망하는 선수가 공시(포스팅)되면 영입을 희망하는 구단이 입찰액을 써낸다.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한 구단이 독점 교섭권을 갖는다.
처음에는 포스팅 금액 상한선이 없었다. 그러나 교섭권 획득 비용이 점점 높아지자 메이저리그에서 제동을 걸었다. 2006년 마쓰자카 다이스케, 2011년 다르빗슈 유의 경우 5000만 달러가 넘었다. 메이저리그와 NPB는 2013년 포스팅시스템 협약을 개정해 입찰액 상한선을 2000만 달러로 합의했다. 메이저리그 구단은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일본 선수도 원 소속 구단 몫이 줄어든 만큼 보다 좋은 조건으로 계약할 수 있다. 하지만 NPB 구단 입장에선 손해였다. 메이저리그에 대한 협상력이 떨어지는 결과라는 비판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반대다. 메이저리그에선 상한선을 높이거나, 철폐해야 한다는 주장이 수 년 전부터 나오고 있다. 오타니 때문이다. 오타니는 현재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가장 주목하는 투수다. 당장 메이저리그에서 1선발로 뛸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오타니는 올해로 NPB 다섯 번째 시즌을 맞는다. FA 자격 획득까지는 4년이 걸린다. 통상 NPB 구단들은 FA를 1년 남겨 놓은 선수들을 포스팅에 내놨다. 오타니는 올시즌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구단이 2000만 달러라는 '헐값'에 동의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닛칸스포츠는 "메이저리그 측으로부터 포스팅 상한액 변경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개정안은 아직 전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NPB는 메이저리그의 개정안을 확인한 뒤 입장을 정할 방침이다. 지난 8일 12개 구단이 참가한 NPB 이사회에서는 메이저리그의 제안이 보고됐고, 관련 논의가 이뤄졌다. 한 구단주 대행은 이 자리에서 "2013년 개정 때 논의를 차츰차츰 미루다 NPB가 불리해졌다. 결국 매우 불리한 조건을 받아들여야 했다"며 "최대한 빨리 논의를 진행시키자"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