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하차 연습생들(김시현 남윤성 한종연 하민호)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전개, 국민프로듀서의 예상을 뒤엎는 반전과 출연자들의 역대급 사생활까지 매주 새로운 논란들이 불거진다. 막장드라마였다면 웃고 넘길 일이겠지만 이건 국민프로듀서의 선택을 기다리는 연습생들의 현실이다.
지난 4월 7일 첫 방송된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이하 '프듀 101')는 닐슨코리아 유로플랫폼 전국 기준 평균시청률 1.6%로 첫방송을 시작해 5회에선 3%까지 치솟았다. 5주 연속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는 것은 물론, TV화제성 순위에서도 점유율 22.96%라는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 했다(굿데이터코퍼레이션 5월 첫 째주 발표). CJ E&M이 발표하는 콘텐츠 영향력 지수(CPI)에서도 같은 기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욕하면서 보는 막장드라마의 인기 공식을 '프듀 101'이 예능으로 이어받고 있는 셈이다.
암투와 눈물
재벌가의 암투는 막장드라마에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극중 기업을 차지하기 위한 재벌들의 신경전은 마치 국민프로듀서의 마음을 훔치기 위해 치열한 경쟁에 뛰어든 연습생들과 닮아있다. 드라마 주인공들이 원하는 목표를 얻지 못해 분노하며 책상을 뒤엎다 전개라면, 연습생들은 땀과 눈물을 흘릴 뿐이다. 방송 전부터 "누구에게나 공평한 분량이 갈 수 없다"고 제작진은 선언했다. 그런 맥락에서 '프듀 101'은 분명 공정한 오디션은 아니다. 오죽하면 방송 분량이 많은 연습생들에겐 '피디픽'(피디가 선택한 멤버)라는 별명까지 생겼을까. 한 관계자는 "카메라 앞에 나오지 말라는데도 굳이 나와서 분량을 챙겨가는 연습생들이 더러 있다"면서 "방송에 그 장면이 쓰일진 모르겠지만 데뷔를 위한 절실한 그 마음들이 이해가 된다"고 귀띔했다. 출연자 중도하차
막장드라마에선 주인공들도 안전한 목숨이 아니다. 갑작스런 죽음 혹은 이민 등으로 중간에 주인공이 교체되는 일이 다반사다. 심지어 막장드라마의 신기원을 열었던 MBC '오로라공주'는 배우가 죽음으로 하차한다는 것을 제작진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통보하기도 했다. '프듀 101'도 방송 시작 후 총 네 명의 중도 하차가 나왔다. 아이원 소속 남윤성과 춘엔터테인먼트 소속 김시현은 건강 상의 이유로 불가피하게 이탈했다. 마루기획 소속 한종연은 과거 사생활 논란이 불거져 자진하차 했다. 지난 8일에는 더바이브레이블 소속 하민호가 추가 하차했다. 국민프로듀서의 선택을 받아 1차 관문을 통과했으나, SNS 사용과 팬들에게 보낸 성적인 메시지 등이 논란이 돼 결국 방송을 떠나기로 했다. 더바이블레이블과의 전속계약 또한 해지했다.
연습생들의 SNS 사용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프듀 101' 합숙소 규칙에선 이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는데, 일부 연습생들이 몰래 팬들과 암호 혹은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이 발각됐다. 현재까지 MMO엔터테인먼트 강다니엘·윤지성, 춘엔터테인먼트 김용국, 윙즈엔터테인먼트 김용진, 개인연습생 이인수 등 국민프로듀서들의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제작진은 합숙 중에만 "SNS 사용이 금지"라면서 팬들과 콘셉트곡을 짜맞추는 부정행위를 한 강다니엘에게는 "문제가 되었던 곡을 배정받지 못하게 되는 패널티를 받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팬들은 "연습생 대부분이 원하는 곡을 배정받을 수 없는 상황인데 그게 무슨 패널티"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분노는 시청자 몫
"내 배우 살려내라"·"제작진을 믿을 수 없다" 는 등의 막장드라마의 후폭풍 또한 '프듀101'에 고스란히 들어 있다. '나야 나' 센터로 주목받았던 브랜뉴뮤직의 이대휘가 야망이 가득한 이미지로 재편집되자, 팬들은 '악마의 편집' 희생양이 됐다며 제작진을 향한 분노를 표출했다. YG케이플러스의 권현빈은 불성실한 연습태도로 찍힌 반면, 윤지성은 리액션 부분만 편집 돼 개그맨 지망생이라는 오해를 샀다. 마루기획 박지훈·크래커 주학년·C9 배진영 등 투표 상위권 연습생들의 분량 실종 또한 팬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무엇보다 허술한 편집들이 시청자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만든다. 정보 전달의 역할을 하는 자막이 없어 심심한 화면이 이어지는가 하면, 지난 순위발표식에선 부적절한 커뮤니티 글이 그대로 방송됐고, 위에화 소속 연습생 최승혁의 이름이 '위에화'로 적혀 나오는 황당한 일도 있었다. 최근에는 중국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 등에서 '프듀 101'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CJ ONE 아이디가 거래되는 정황도 포착됐다. 약 1,200~1,500원에 개인정보가 팔리는 불법적인 일이 벌어지자, 제작진은 "중국에서의 거래 계정을 통해 투표에 참여한 수는 전체 투표의 2% 수준으로 파악되며, 해당 참여자들은 ‘프듀101’ 사이트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해당 부정 투표는 모두 무효 처리됐고, 그에 따른 투표 수 변화를 적용해도 순위 변동 없다. IP접속에 대한 투표 차단을 실시했고, 2단계 캡처 시스템(사용자 보안문자 입력방식)을 통해 사용자 검증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