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준비에 바쁜 U-20 대표팀 간판 중앙수비수 정태욱(아주대)을 볼 때 그렇다.
누군가 정태욱의 높이와 그 높이에서 느껴지는 포스를 체감하면서 수비하는 김신욱(전북 현대) 같다고 말한 적도 있다. 김신욱은 K리그에서 가장 키가 큰 공격수로 197cm를 자랑한다.
정태욱은 195cm다. 단연 한국 U-20 대표팀에서 가장 높다.
17일 대표팀 훈련장인 전주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만난 정태욱. 문득 궁금증 하나가 생겼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 중 정태욱보다 큰 선수가 있을까.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 중 자신보다 큰 선수를 본적 있나요?"
이 물음에 정태욱은 "기니 대표팀과 같은 호텔을 쓰고 있다. 나와 비슷한 키의 선수와 마주친 적이 있다.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고 답했다. 정태욱이 말한 선수는 기니 수비수 모하메드 알리다. 하지만 그는 정태욱보다 작은 191cm다.
그렇다면 정태욱보다 큰 선수가 존재할까?
FIFA가 공개한 U-20 월드컵에 참가한 24개국 최종엔트리 504명을 파악하자 답이 나왔다. 골키퍼에는 있었다. 이란과 바누아투가 각각 197cm와 196cm의 골키퍼를 보유하고 있었다.
골키퍼 72명을 제외한 필드 플레이어 432명. 이 중에서는 정태욱 보다 큰 선수는 없었다. 정태욱은 공동 1위다. 뉴질랜드 수비수 헌터 애쉬워스가 195cm로 정태욱과 키가 같았다. 한국의 이정문(연세대) 역시 195cm로 정태욱과 같은 키로 알려져 있지만 FIFA는 194cm로 표기했다.
즉 한국은 이번 월드컵 출전국 중 높이에서 가장 강력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다. 기니, 잉글랜드 등에 한국이 피지컬이 밀린다고 하지만 정태욱이 있기에 높이에서는 절대 뒤지지 않는다. 이렇게 든든할 수가 없다.
정태욱의 높이는 본연의 임무인 수비에서는 당연하고 공격에서도 강력한 힘이 될 수 있다.
정태욱은 "수비 임무를 충실히 잘 해낼 것이다. 수비가 약하는 말이 본선에서는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 기니에 큰 선수가 있다. 헤딩 경합에 자신 있다. 또 상대가 쉽게 점프하지 못하게 움직임에 변화를 주면서 막을 것"이라고 높이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태욱의 높이는 공격시에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정태욱은 아주대 경기에서 후반 뒤지고 있을 때 공격수로 포지션을 이동하기도 한다.
또 U-20 대표팀이 출범한 뒤 정태욱은 팀 내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다. 수비수지만 6골이나 넣었다. 그만큼 득점 감각이 있다는 것이다. 전형적인 '골 넣는 수비수'다. 득점 1위는 12골의 강지훈(용인대)이다.
이런 능력이 있으니 정태욱은 당연히 득점에 욕심이 있다.
그는 "내 신장이 크다. 세트피스에 가담해 득점을 하고 싶다. 골에 욕심을 내고 싶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세트피스 '전담 키커' 이진현(성균관대)은 "(정)태욱이는 세트피스가 나오면 나에게 자신의 위치를 말하고 같다. 항상 태욱이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정태욱의 공격 본능을 설명했다.
이번 U-20 월드컵에서 정태욱보다 높은 선수는 없다. 정태욱은 가장 높이 날아오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