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는 2011년 열린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나성범을 지명했다. 1라운드 지명이나 다름 없었다. 신생 구단 NC는 2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광주 진흥고 3학년이던 2007년 LG의 지명을 거부한 나성범은 1라운드 지명 대상이 아니었다.
2012년 입단한 나성범은 1군 경기에 한 번도 뛰지 못했다. 신생 구단 NC는 2012시즌을 2군에서 보냈고, 이듬해 1군에 데뷔했다. 2군이었지만 나성범은 타율 0.303에 16홈런과 29도루를 기록했다. 이때부터 구단 관계자들은 나성범을 ‘미래의 프랜차이스 스타’로 점찍고 홍보를 했다.
판단은 옳았다. 나성범은 이제 자타가 공인하는 NC의 프랜차이스 스타다. NC를 넘어 KBO 리그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외야수기도 하다. 지난 12~14일 수원 kt전에서 나성범은 세 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냈다. 통산 홈런 수는 103개로 늘어났다.
28세는 프로야구 선수로 적은 나이는 아니다. 하지만 나성범은 대졸 선수에 프로 첫 시즌 소속 팀은 1군에서 뛰지 못했다. 그래서 다른 선수들에 비해 누적 성적에서 불리하다. 하지만 103홈런은 역대 프로야구에서 5시즌 기준으로 13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나성범 앞에 한화 김태균과 김기태 KIA 감독이 있다. 두 선수의 데뷔 뒤 5시즌 홈런 기록은 104개다. 추월은 예정돼 있다.
역대 데뷔 후 5시즌 최다 홈런 기록은 타이런 우즈가 갖고 있다. 그는 1998~2002년 OB와 두산에서 174홈런을 쳤다. 내국인 선수로는 ‘홈런왕’ 이승엽이 1995~1999년 146홈런을 쳤다. 그 뒤는 신인 시절 30홈런-30도루 기록을 세운 박재홍의 143홈런(1996~2000년)이다. 4위는 딱 세 시즌만 뛴 선수다. 지난해까지 나성범의 동료였던 에릭 테임즈(밀워키)는 2014~2016년 홈런 124개를 날렸다. 5위도 역시 외국인 선수다. KBO 리그에서 7시즌을 뛰었던 에릭 데이비스는 1999~2004년(2003년은 미계약) 122홈런을 때려냈다.
나성범의 ‘5번째 시즌’은 이제 두 달도 지나지 않았다. 지금 홈런 페이스라면 시즌 33홈런이 가능하다. 이 경우 나성범의 5시즌 통산 홈런 수는 127개가 된다. 데이비스와 테임즈를 넘어 역대 4위에 자리하게 된다. 김동주(121홈런), 양준혁(120홈런), 이종범(106홈런), 마해영(105홈런) 등 쟁쟁한 프로야구의 별들을 모두 뛰어넘는다.
나성범보다 첫 5시즌 많은 홈런을 때려낸 선수는 모두 12명이다. 하지만 이 중에서 현역 선수는 한화 김태균 한 명 뿐이다. 김태균은 나성범보다 7세 연상이다. 프로야구 1군 데뷔는 남들보다 늦었지만, NC의 나성범이 왜 탁월한 스타 플레이어인지를 보여준다.